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포함한 주요 현안 논의를 위해 6일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했다. 위 실장은 “협의 국면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양국 현안 관련 고위급과의 접촉을 예고했다.
위 실장은 이날 오전 출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한미 사이에 통상과 안보 관련한 여러 현안이 협의돼 왔다”면서 “협의 국면이 중요한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어 제 차원에서 관여를 늘리기 위해 방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나토 방문을 계기로 유사한 협의를 진행해왔고, (이번 방미는) 그 협의를 계속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초미의 관심사인 한미 정상회담 추진 여부에 대해선 “여러 현안들 중 하나”라면서 “협의를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최근 방한을 연기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면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일단 제 카운터파트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루비오 장관은 위 실장의 카운터파트 격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대행도 겸하고 있다.
이어 “관세 협상도 있고, 안보 협상도 있고 여러 현안이 있다”면서 “결과를 갖고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날부터 8일까지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다. 이번 방미는 안보실장 취임 후 첫 공식 미국행이자, 통상과 정상회담 등 중대 현안을 논의하는 외교 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위 실장의 방문은 특히 8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기간 종료를 불과 이틀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동맹국들에 관세 유예를 부여하며 양자 협상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이에 따라 위 실장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또는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해 유예 기간 연장 또는 세율 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 먼저 도착해 실무급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위 실장이 고위급 외교전에 직접 나서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아직 열리지 않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도 이번 방미의 주요 목표다. 앞서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이 예상됐으나, 중동 정세로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귀국하면서 무산됐다. 이어 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도 고심 끝에 불참으로 결론 나면서 양국 정상 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이 자리에서 위 실장이 대신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짧은 만남을 가졌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도 조속한 한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루비오 장관의 방한이 내부 사정으로 무산된 가운데, 이번에는 위 실장이 직접 미국을 찾아 추가 협의의 실마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