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당선인은 성남시장을 두 번, 경기지사를 한 번 한 뒤 ‘초선 의원’이 됐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기초자치단체장에는 이와 반대로 국회의원 출신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4선 의원’ 출신인 중진이 성남시장 후보로 나서 당선되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17·19대(강원 속초·고성·양양) 국회의원을 지낸 정문헌 전 의원의 종로구청장에 당선됐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종로에서 중·고교를 나온 정 당선인은 새로운보수당이 미래통합당과 합당하기 전까지 종로 지역위원장을 지냈다.
서대문구청장에는 16·18대(서울 서대문갑) 국회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이성헌 전 의원이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서울 서대문갑 현역 의원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대문구에 있는 연세대 81학번 동기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 당선인은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역임했고,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사무부총장을 지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장에 17대부터 20대까지 경기 성남중원에서 내리 4선을 지냈고, 20대 국회 전반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낸 국민의힘 신상진 전 의원이 당선됐다. 성남시는 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이 8년간 시장을 맡았고, 후임을 은수미 전 시장이 이어받은 곳이다. 민주당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국민의힘이 12년만에 성남시장 탈환에 성공한 것이다.
평택시장으로는 16대부터 18대까지(경기도 평택시 을) 내리 3선을 지낸 민주당 정장선 전 의원이 재신임을 받았다. 하남시장으로는 19·20대(경기 하남시) 국회의원 출신으로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에서 정책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이현재 전 의원이 당선됐다.
남양주시장 선거에서는 18대(경기 구리시)·20대(경기 남양주시 병) 국회의원을 지낸 주광덕 전 의원이 19대(비례) 국회의원 출신의 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을 꺾고 선택을 받았다. 검사 출신인 주 당선인은 지난 대선 윤석열 당시 후보 캠프에서 상임전략특보로 활동했다.
용인시장 선거에서는 19대(비례대표) 국회의원 출신으로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이상일 전 의원이 19대(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백군기 전 용인시장에 승리를 거뒀다.
통상 국회의원이 1급 공무원 대우를 받는 기초자치단체장에 도전하는 것은 체급을 한 단계 낮추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지방분권이 확대됐고, 서울·경기 등 일부 지자체의 경우 관리 대상 예산·인구의 증가로 행정 권한이 강화되면서 국회의원이 기초자치단체장에 출마하는 일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