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12 대 5′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번 선거를 이끌었던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책임론이 즉시 제기됐다. 17개 광역단체장 중 모든 접전지역에서 패배하고 텃밭 4곳만 건진 반면, 이 후보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게 고전하다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선패배 이후에도 수면 밑으로 내려가 있던 당내 갈등이 본격적으로 분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석현 전 국회 부의장은 이날 2일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명 살고 다 죽었다”고 했다. 그는 “험난한 역사 속에 부대끼며 생존해 온 민주당 70년을 돌아 본다”며 “면피용 반성문, 진정성 없는 혁신에 국민은 식상하다.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 전 의원은 “지역주의 타파라는 신념을 위해, 종로 국회의원을 포기하고 부산 험지에 가서 낙선했던 노무현 님이 그리워지는 밤”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이 살고 잇는 성남분당갑이 아닌, 연고가 없고 당선 가능성만 높은 인천 계양갑에 출마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 책임을 누가 질까”라며 “자생당사(自生黨死),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 유행한다더니”라고 했다. 이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또 박 원장은”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 광주의 투표율을 보시며 길을 찾으라”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광주광역시는 37.7% 투표율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에서 민주당에 실망해 투표를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며 이 위원장을 비꼬는 듯한 글을 올렸다. 그는 댓글을 통해 “이 말에 내 친구 이재명의 답이 있길 바란다”고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다른 글에서는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와 경기도를 떠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것이 지방선거 (참패) 요인이라고 했다. 그는 “이 위원장은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 경기지사 선거의 패배를 예고한 행위였다”고 적었다.
또 이 의원은 낙선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대선 패배의 핵심 책임자였던 두 후보의 출마는 강성 지지자들에게는 적극적인 환영을 받았다”며 “지지자들은 이 위원장이 나타나는 곳곳마다 다니며 제2의 대선을 보여주는 듯 행동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에게는 일찌감치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