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5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대해 “최근 ‘멸공’ 논란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제가 만나본 정용진 부회장님은 공사가 분명하고 현명한 분이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수많은 사람의 미래가 달린 일이기에 합리적인 판단을 하실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 첫 삽을 뜬 ‘화성국제테마파크’ 개발 사업을 소개했다. 그는 “고용 효과가 크고 경기 남서부권을 국제적 관광지로 조성할 수 있어 경기도민의 숙원이었지만, 근 10여 년 넘게 번번이 무산되거나 미뤄졌던 일”이라며 “정 부회장을 포함해 신세계 그룹의 큰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기쁜 마음에 감사의 뜻을 편지로 전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앞서 2007년부터 한국판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만들겠다며 화성 테마파크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행사 자금난으로 한 차례 사업계약이 취소됐다. 이후 재추진했다가 또다시 중단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2월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다시 사업이 재개됐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 곳곳에 화성국제테마파크 같은 숙원 과제들이 있다”면서 광주 인공지능(AI) 사업, 경북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 부품사업, 구미~포항 2차 전지 벨트, 부산 가덕도신공항, 충북·대전 대통령 집무실과 세종의사당, 충남 대덕 특구 데이터 기반 융복합 R&D 혁신캠퍼스, 강원도 평화 특별자치도 추진, 전북 자동차·조선 산업과 새만금의 친환경 개발 등을 언급했다.
그는 “하나같이 경제와 민생이 달린 중요한 과제지만 그냥 이뤄지는 일은 없다”며 “지역경제를 살리고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말, 모두가 약속하지만 아무나 지킬 수 없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 기업을 유치하고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뼈저리게 느꼈던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고 대안을 찾겠다”면서 “기업은 혁신과 과감한 투자에, 정치는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에 앞장선다면 나라도 잘살고 국민도 잘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꼭 보여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인스타그램에 ‘멸공’ 단어를 넣은 게시글을 잇따라 올렸다. 처음에는 한 피자집의 기념품인 붉은 색 지갑을 든 사진을 올리고 “뭔가 공산당 같은 느낌인데ㅠㅠ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라면서 ‘#난공산당이싫어요’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런데 이 글에 친여(親與)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해 쓴 글’이라며 비판을 받았다.
그 후 정 부회장은 더 적극적으로 ‘멸공’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난 6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캡처하고 ‘#멸공’이라고 썼다. 논란이 되자 정 부회장은 해당 글을 지운 대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나의 멸공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 이 글에는 ‘#나는 개인이오’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는 글을 써 정치권으로 논란이 옮겨 붙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서 ‘멸콩’으로 정 부회장을 지지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 부회장은 ‘멸공’ 글 게시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