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국(55) 법무부 차관이 27일 야외에서 브리핑을 할 때 관계자가 뒤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 준 ‘의전’에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황제 의전’이라고 했고, “법무부 차관은 설탕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도중 관계자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연합뉴스

강 차관은 이날 오전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390명을 수용하는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했다. 브리핑은 비가 오는 가운데 야외에서 진행됐다. 10분 넘게 이어진 브리핑 내내 강 차관 뒤에서 검은색 정장을 입은 법무부 직원이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양손을 들어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국민의힘 임승호 대변인은 이 장면에 대해 ‘황제 의전’이라면서 “강 차관은 물에 조금이라도 닿으면 녹아 내리는 설탕이냐”고 했다. 그는 “강 차관이 법무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 나아가 뒤떨어진 시대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했다.

임 대변인은 “다른 부처도 아닌 정의를 대표하는 법무부의 차관이 국민 앞에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직원의 무릎을 꿇린 모습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 차관은 ‘황제 의전’에 대해 해명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도중 관계자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연합뉴스

양준우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 차관은 비 맞으면 녹는 설탕이냐, 솜사탕이냐”고 했다. 그는 “발표 장소를 옮기든지, 옆에 서서 우산을 씌워주든지, 아니면 그냥 (비를) 맞으면서 발표 하든지 하면 될 일”이라며 “아랫사람이라고 이렇게 함부로 대해도 되는 거냐”고 했다.

양 대변인은 “무릎 꿇리고 우산 받쳐 들게 하는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한 법무부 관계자들의 세계관 자체가 경악스럽다”며 “카메라 앞에서도 당당하게 보여줄 정도이니 내부에서는 이게 일상이었다는 방증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께서 좌시하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무릎 꿇고 우산 받쳐주는 직원도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무원 아니냐,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라며 “저 차관님 나으리 반성하셔야 (한다)”고 썼다.

강 차관(사법연수원 20기)은 ‘택시기사 폭행사건’으로 임명 5개월 만에 사퇴한 이용구 전 법무차관의 후임이다. 전남 목포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내고 2015년부터 법무법인 지평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작년 7월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법무실장으로 임용해 최근까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다 지난 7월 차관에 임명됐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후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간 특별입국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후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간 특별입국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