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비자의 ‘역직구’ 규모가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접 구매의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역직구 규모를 키우기 위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회원 가입 간소화와 해외 간편지급 서비스 수용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BOK이슈노트 ‘외국인의 국내 상품 인터넷 직접 구매(역직구)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 작성에는 김철 한은 결제정책부장과 김원익 결제연구팀 차장, 추승우 전자금융팀 차장, 이상아 결제연구팀 과장 등이 참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외 소비자들이 국내 상품을 직접 구입하는 역직구의 규모는 지난해 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3.3% 급증했지만, 8조1000억원에 달하는 직구 규모와 비교하면 5분의 1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역직구 실적이 저조한 배경으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의 문제를 꼽았다. 우선 국내 이커머스 대부분은 법정 의무가 아님에도 회원가입 과정에 국내 개통 휴대폰을 통해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대금결제 과정에는 페이팔(Paypal)이나 알리페이(Alipay) 등 간편지급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아 외국인들이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연구진은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온라인 쇼핑몰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하려면 회원가입 문턱을 해외 주요 플랫폼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해외 이커머스 경우 회원가입 신청자의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만 확인되면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아울러 역직구의 대금지급 편의성도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발급 글로벌 카드나 해외 간편지급 서비스를 대금지급 수단으로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저자들은 또 해외 배송뿐만 아니라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교환·반품 서비스까지 처리해 주는 통합 물류 대행 서비스(Fulfillment) 등도 확충해 역직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적극적 역할도 주문했다. 연구진은 국내 개통 휴대폰이 없이도 회원가입 시 법적으로 제약이 없는 점을 정부 차원에서 홍보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민관 협력을 통해 글로벌 배송물류센터 등 제반 여건을 중소 이커머스 플랫폼 등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