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자동차와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10%포인트(p) 낮추면서, 우리도 일본처럼 미국산 쌀 수입량을 늘리는 걸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과 일본의 쌀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물량(TRQ) 방식이 달라 일본처럼 미국산 쌀 수입량을 늘리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23일 기자단에 배포한 ‘대미협상 쌀 수입 확대 관련 Q&A’ 자료에서 미일 관세협상 결과에 대해 “(일본은) 현행 WTO TRQ 물량 68만2000톤(백미 기준 / 현미기준 77만톤)을 유지하면서, 그 중 미국산 수입 비율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도 ‘관세나 MMA 쌀 수입 총량에 변화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결과에 따라 쌀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 대신 연간 77만톤의 쌀을 무관세로 수입하고 있다. 일본은 이 전체 수입량은 손대지 않고, 수입국 중 미국의 비중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우리도 일본처럼 TRQ 물량 40만8700톤은 유지하되, 미국산 수입 비중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한국과 일본의 TRQ 운영 방식이 달라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현재 쌀 TRQ에 대해 국가별 쿼터를 부여하고 있다. TRQ 물량 40만8700톤 중 중국에 15만7195톤, 미국에 13만2304톤, 베트남에 5만5112톤, 태국에 2만8494톤, 호주에 1만5595톤을 할당하고 있다. 나머지 2만톤은 글로벌 쿼터로 WTO 최혜국 대우 원칙에 따라 모든 WTO 회원국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국가별 쿼터를 설정하지 않고, 전량을 글로벌 쿼터로 운영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가별 쿼터가 따로 없는 일본으로선 미국에 대해서만 따로 국가별 쿼터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수입을 늘릴 수 있는 구조”라면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 베트남, 태국, 호주 등 5개 나라와 조약을 체결했다. 국가별 쿼터를 재조정하려면 5개 나라가 모두 동의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