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연합뉴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했다. 5월 1%대로 낮아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31(2020년 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월 2.2%를 기록한 뒤,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며 5월에는 1.9%로 낮아졌지만 지난달에는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그 이유는 석유와 가공식품 가격이 오른 데다, 농산물 가격 하락 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달 석유는 전년 동월 대비 0.3% 올랐고, 가공식품은 4.6% 뛰었다. 빵(6.4%), 커피(12.4%)의 각겨이 오르면서 가공식품은 2023년 11월(5.1%)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공식품은 전체 물가를 0.39%포인트(p) 끌어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라면값은 6.9% 올랐다. 이는 2023년 9월(7.2%)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5월 농산물 가격은 4.7% 하락했는데 지난달 들어선 1.8% 하락하는 데에 그쳤다. 박병선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전년도 재배 면적이 감소해서 생산량이 줄어든 마늘 가격이 올랐다”며 “올해 일조량 감소로 생산이 줄어든 호박 등은 상승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과실류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찹쌀은 33.0%, 마늘은 24.9% 오른 반면 배는 25.2%, 사과는 12.6%, 참외는 6.8% 하락했다.

축산물과 수산물의 가격은 일제히 뛰었다. 지난해 6월과 비교해 지난달 축산물 가격은 4.3%, 수산물은 7.4%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고등어 16.1%, 돼지고기 4.4%, 달걀 6.0%, 국산쇠고기 3.3% 등이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상품은 1.8% 올랐다. 가전제품 수리비(25.8%)와 보험 서비스료(16.3%)가 오르면서, 전체 개인 서비스 가격은 3.3% 상승했다. 또 사립대학교 납입금이 5.2%, 치과 진료비가 3.2% 오르면서 공공서비스는 1.2% 상승했다. 집세는 0.8% 올랐다.

근원 물가 역시 2% 대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0% 올라 지난달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4%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1.7% 하락했다. 소비자 체감 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주요 생필품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박 과장은 “과실류 가격 상승 폭은 감소하고 있지만 지난해 가격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이라며 “지수 수준은 아직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