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조치가 본격화된 가운데, 6월 수출이 역대 동월 기준 최고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 5월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1.3% 감소했으나, 6월엔 4.3% 증가하며 한달 만에 플러스 전환에도 성공했다. 핵심 주력 상품인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관세 대상이었던 자동차 수출도 6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98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했다. 일 평균 수출액은 28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8% 증가했고,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 선박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수입은 85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7% 감소했다. 에너지 수입은 저유가 등 영향으로 15.3%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은 반도체 장비(+27.6%) 등을 중심으로 2.4% 증가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90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수입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8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2018년 9월 기록한 96억2000만달러 이후 최대 흑자 규모다.
◇반도체 수출 149.7억달러 사상 최대… AI 인프라 확대 영향
품목별로 보면, 6월에는 15대 주력 수출품목 중 6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실적인 149억7000만달러(+11.6%)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컴퓨터(SSD 포함) 수출은 15.2% 증가한 13억3000만달러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스마트폰·노트북 등 AI 탑재기기 확대로 반도체·컴퓨터 등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수출 역시 동월 기준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 전기차를 중심으로 6월 수출 규모가 63억달러로 2.3%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 역시 1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이밖에도 선박 수출이 63.4% 증가한 25억달러로 4개월 연속, 바이오헬스 수출이 36.5% 증가한 16억6000만달러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석유제품(36억2000만달러)·석유화학(33억6000만달러) 수출은 유가하락 영향으로 각각 2%, 15.5% 줄어들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美·中은 감소했지만… 나머지 7개 주요 지역서 수출 증가
지역별로 보면, 9개 주요 지역 중 양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112억4000만달러로 0.5% 감소했다. 반도체·석유제품·바이오헬스 등 수출이 증가했지만, 관세대상 품목인 자동차·철강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보합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대중 수출은 반도체·일반기계 등 수출이 감소하면서 2.7% 줄어든 10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대아세안 수출(97억6000달러)은 반도체·선박·철강제품 호조세로 2.1% 증가하며 한달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대EU 수출은 자동차·차부품·석유제품 등 수출이 증가하면서 14.7% 증가한 58억달러로, 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대인도 수출은 2.3% 증가한 15억900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CIS 수출은 18.5% 늘어난 11억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중남미(24억달러, +3.3%), 일본(25억달러, +3.0%), 중동(19억달러, +14.8%)향 수출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9대 주요 지역 외에도 주요 반도체 수출국인 대만으로의 수출은 전년 대비 31.0% 증가한 43억4000달러로 역대 6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우리 수출은 미국의 관세 조치, 경기 회복세 둔화, 중동 사태 등 전례 없는 글로벌 통상·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미국 관세정책의 변동성과 경기 회복 속도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는 한미 협상에 총력 대응하는 한편, 협상 결과에 따라 우리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무역 금융 공급, 대체 시장 발굴 등을 포함한 수출 지원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