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9일 “이제 협상을 가속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신뢰가 형성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2∼27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한미 관세 협의를 마치고 귀국한 여 본부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새 정부에서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이 구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정부 측 인사들과 직접적인 협상 외에도 30여차례 일정에 걸쳐 미 의회 상·하원 의원들이나 주요 오피니언 리더 등을 집중적으로 만나 현지에서 우군 세력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그는 오는 7월 8일로 우선 제시된 미국과의 관세 협상 시한이 연기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미국 상황이 굉장히 유동적이어서 현재로서는 지금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미국에서 정치, 경제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국익을 가장 맞는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협상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측에서 이번 협상 과정에서 소고기 수입 확대와 같은 구체적 요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3일 동안 전일에 걸쳐 집중적으로 기술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서 미국 측에서 요구한 부분, 또 우리가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했다”고만 답했다.
그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주장하는 ‘비관세 장벽’ 이슈와 관련해서 우리 대표단이 정보기술(IT)·제조업 등 분야에서는 세계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전향적 논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소고기 등 농산물 분야에서는 한국이 이미 미국의 최대 소고기 수입국이라는 점 등을 강조하면서 ‘오해 불식’ 노력도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본부장은 또 미국 측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해왔다고 확인하면서 향후 신중하게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래스카 프로젝트도 사실 미국 측에서는 굉장히 관심을 계속 보이고 있고 한국이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상업성이라든가 여러 기술적인 요인을 심도 있게 논의하면서 사전에 협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