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 농업재해대책상황실에서 여름철 본격적인 장마에 대비해 농업 분야 취약 시설 사전점검 및 재해 예방 대책 추진 상황 점검을 위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에서도 직을 이어가게 됐다. 성향이 다른 정부로의 정권 교체기에도 전임 정부의 장관이 유임된 것은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이기호 노동부 장관 사례 이후 26년 만이다. 실용과 통합을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조가 반영된 인선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이 23일 발표한 11개 부처 장관 인선 발표에서 농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유임이 결정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발탁된 송 장관은 정권과 여당이 모두 교체된 상황에서도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넘어가던 2013년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유임된 사례가 있으나, 당시에는 여당이 유지된 점에서 이번과는 구분된다.

정치권과 관가에선 송 장관의 유임 결정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실용정부’ 출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능력 중심 인사, 국민 통합 인사”를 강조해 왔다. 앞서 발표된 신임 차관급 인사에서도 전 정권에서 활약한 관료들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송 장관은 새 정부 출범 직후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농정 현안과 물가, 재해 대응 등을 주제로 이재명 대통령과 장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시 대통령이 송 장관의 설명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간 송 장관은 민주당이 주도한 농정 관련 법안에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산물가격안정법, 한우산업법 등에 대해 “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 법안을 가리켜 “농업을 위협할 수 있는 법안”이라는 취지로 “농망4법”이라고 표현하며 당시 야당(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정부 초대 장관 인사에서 그가 유임된 것은 전문성과 업무 추진력, 현안 대응 능력에 대해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농식품부 내부에서도 “실무 능력을 본 인사 결정”, “인물 적합성을 중심으로 판단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송 장관은 농업·농촌 분야 연구에 오랜 기간 몸담아온 전문가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도시계획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입사해 지역개발팀장, 농촌정책연구부장, 부원장을 거쳐 2016년부터 농업관측센터장을 맡았다. 농촌 정책의 현장과 이론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남 논산(56) ▲서울 창덕여고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행정학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농업관측본부장·농업·농촌정책연구본부장·균형발전연구단장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 ▲한국지역개발학회 부회장 ▲한국농촌계획학회 부회장 ▲농림축산식품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