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에스알(SR), 한국관광공사, 대한석탄공사 등 13개 기관이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이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재임기간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확인돼 기관장 해임 건의가 이뤄졌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첫해임 건의 사례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임기근 제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2024년도(2023년도 실적 기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87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 항목에는 재무성과와 사업 생산성 등 경영 효율성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 정부 주요 정책과제 수행 실적도 포함됐다. 물가 안정과 주거 대책, 투자 확대 등 핵심 국정과제를 적극 추진한 기관에는 가점을 부여했다.
경영실적 평가는 경영관리, 주요 사업 추진, 정책 이행 성과 등을 바탕으로 종합 등급을 S(탁월),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아주미흡)로 나눈다. C등급 이상만이 성과급 지급 대상에 해당된다.
이번 평가에서는 우수 등급을 받은 기관이 15곳, 양호는 28곳, 보통은 31곳이었다. 반면 미흡과 아주미흡 등급은 각각 9곳, 4곳으로 나타났다. 2022년 이후 3년 연속 최상위인 S등급을 받은 기관은 없었다.
우수 등급을 받은 공기업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5곳이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공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10곳이 A등급을 받았다.
양호 등급은 공기업 11곳, 준정부기관 17곳이 포함됐다. 보통 등급은 공기업 9곳, 준정부기관 22곳으로 집계됐다. C등급 이상인 기관들은 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성과급을 받는다. 단,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기관은 성과급이 삭감된다.
D등급은 총 9곳이다. 공기업 중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주식회사 에스알(SR),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대한석탄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이 해당하며,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우체국물류지원단, 한국국제협력단,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포함됐다.
아주미흡(E) 등급을 받은 기관은 한국광해광업공단, 우체국금융개발원, 한국관광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4곳이다. 지난해보다 E등급 기관 수가 늘었다.
이번 평가에서 해임 건의 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기관의 장이 연말까지 1년 이상 재임한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E등급을 받고 6개월 이상 재직한 경우다. 평가 결과, 총 5개 기관이 해당 기준을 충족했지만 이 중 실제로 재임 기간 요건까지 모두 만족한 곳은 주택도시보증공사 한 곳뿐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병태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를 결정했다. 나머지 4곳은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재임 기간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제외됐다.
기재부는 HUG 사장 해임 사유로 “HUG는 윤리경영과 일자리 창출, 재무계획 수립 등 경영관리 전반에서 미흡했고, 주요 사업인 전세사기 대응과 보증사고 관리 부문에서도 부실한 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외에 성적이 D 또는 E등급인 12개 기관의 기관장은 경고 조치를 받는다. 중대재해 발생 기관도 포함된다. 직무급제 도입 성과가 우수한 6개 기관에는 2026년도 총인건비 0.1%포인트를 추가 배정하고, 직무급 성과가 낮은 기관은 경상경비를 최대 1% 삭감한다. 실적 부진 기관에는 연내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받고, 외부 컨설팅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