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뉴스1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친환경차가 처음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넘어섰다. 친환경차 수출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국내에서 판매된 자동차 14만2000대 중 친환경차는 7만4000대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친환경차의 내수 판매가 내연차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39% 증가한 7만3511대를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하이브리드차가 5만613대로 가장 많았고, 이는 1년 전보다 31.4% 늘어난 수치였다.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도 각각 60.3%, 115.9% 급증했다. 반면 수소차는 75.8% 줄며 부진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산 전기차 판매는 58.8% 늘었다”며 “캐스퍼EV, 무쏘EV, EV4 등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 출시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내연차를 포함한 전체 내수 판매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4만1865대로, 전년 동월 대비 0.4% 증가했다.

다만, 내수 판매 증가 수혜는 주로 수입차가 누렸다. 지난달 현대차의 내수 판매는 5.2% 줄었고, 기아차는 2.4%, 한국지엠은 무려 40%나 감소했다. 반면 수입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3.1% 늘어나며 전체 내수 증가를 견인했다.

◇ 친환경차 수출량 역대 최대… 자동차·자동차 부품 수출은 감소

지난달 친환경차 수출 대수도 7만5000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0.2% 증가한 수준이다. 단가 하락으로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했다.

친환경차 판매 호조세에도 전체 자동차·자동차 부품 수출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62억1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4% 줄었고, 자동차 부품 수출은 16억6300만달러로 9.4%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향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대미 관세 여파, 지난해 기저효과, 미국 현지생산 영향으로, 5월 미국향 자동차 수출은 30억7900만달러에 그치며, 전년 동월 대비 27.1% 감소했다. 이는 지난 1월(-30.8%) 이후 최대 낙폭이다. 중동(-7.2%), 오세아니아(-1.3%) 지역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다만 EU(28.9%)와 EU외 유럽지역(30.9%), 아시아(45.1%),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증가해 일부 상쇄효과를 냈다. 산업부 관계자는 “EU가 중국 전기차에 보조금 관세(17.8~45.3%)를 부과하고 있고, EU 내 테슬라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한국 자동차가 반사이익을 누렸다”며 “중고차 수출도 아시아, 기타유럽 등으로의 수출증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대미 수출 감소를 다른 지역 수출 증가로 상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는 등 글로벌 경쟁이 심화돼, 이러한 수출 구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