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음식점 입간판이 설치돼 있다. /뉴스1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줄곧 2% 초반대를 유지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처음으로 1%대에 진입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4월까지는 모두 2.0~2.2%의 상승률을 기록해 왔다.

물가 상승세 둔화는 주로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7% 하락했고, 석유류는 2.3% 떨어졌다. 각각 전체 물가를 0.2%포인트(p), 0.09%p 낮추는 데 기여했다. 기상 여건이 좋아 채소류 출하량이 늘어난 점과 국제 유가 하락세가 반영된 결과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11.6%), 파(-33.4%), 토마토(-20.6%), 배추(-15.7%) 등 주요 채소·과일 가격이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축산물 가격은 6.2% 오르며 전체 물가를 0.15%p 끌어올렸다. 돼지고기(8.4%), 국산쇠고기(5.3%), 계란(3.8%) 등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수입 돼지고기 가격 상승과 소 도축 마릿수 감소, 닭고기 가격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물가는 2.3% 상승했다. 특히 외식과 공공요금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가격은 3.1%, 외식 부문은 3.2% 올라 전체 물가를 각각 0.62%p, 0.46%p 밀어올렸다. 외식 상승률은 전월과 같지만, 지난해 3월(3.4%)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가공식품 물가는 4월과 같은 4.1% 상승률을 보이며, 2023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오징어채가 전년 동월 대비 50.5% 올라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고 초콜릿(22.1%), 양념소스(17.1%), 김치(13.2%), 식초(12.1%), 맛김(11.2%), 이유식(11.1%), 고추장(10.8%), 비스킷(9.6%) 등도 두 자릿수 가까운 오름세를 기록했다.

근원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0% 올라 전월(2.1%)보다 소폭 둔화됐고,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3%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5.0% 하락해 2021년 10월(-7.8%)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장바구니 물가 중에서도 신선식품 위주의 가격은 안정된 모습이다.

소비자 체감 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2.3%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주요 생필품 144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한편,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당초 6월 3일 발표 예정이었으나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된 임시공휴일 영향으로 하루 미뤄져 이날 발표됐다.

2025년 5월 소비자물가동향. /통계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