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전 세계적으로 직업 교육이나 훈련을 안 받는 무직청년,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크게 늘었다. 니트족 증가는 청년의 잠재력 사장은 물론 부모 세대의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야기한다. 니트족 장기화는 더 큰 문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경제 성장동력 확보와도 연결된다. 일본은 1990년대 장기불황 이후 니트족과 히키코모리도 늘어나며 각종 사회문제가 불거졌다. 니트족에 대한 대책이 시급함을 일깨워준다. ‘이코노미조선’ 이번 기획을 통해 니트족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 이유다. [편집자주]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교육·직업훈련을 안 받는 무직 청년)가 만성화해 개인의 사회적 관계까지 단절하다 보면 심한 경우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경제·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니트족’ 증가를 두고 윤미리 열린마음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6월 30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들은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가 없어 사회적 유대에서 분리되는 본래 은둔형 외톨이 성향의 사람과 상황이 다르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윤 원장은 “원래는 사회 교류가 많고 근로 의욕이 있었지만, 반복적인 취업 실패로 장기간 불안감, 좌절감, 자존감 저하를 겪는 니트족은 이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19 이후 니트족 상담이 늘었나
”20~30대 상담이 크게 늘었다. 이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취업 과정은 도전, 실패를 수없이 반복한 끝에 합격이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 특히 도전과 실패가 반복되면 일할 기회가 박탈됐다고 느끼는 것을 넘어 ‘어차피 나는 안 될 거야’ ‘난 너무 부족해’ ‘나를 받아주는 회사는 없다’며 부정적인 사고, 심각한 불안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니트족이 상담으로 개선된 경우가 있나
”생명공학을 전공한 취업 준비생 A씨가 기억난다. A씨는 원래 불안한 모습이긴 했지만 이런 성격이 꼼꼼함으로 이어져 성적도 좋고 교수님들에게 칭찬받던 친구였다. 그는 취업 실패가 반복되던 중 자신과 달리 동기 단체 카톡방과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친구들의 대기업 취업 소식으로 박탈감이 커졌다고 털어놨다. 급기야 A씨는 자기소개서를 쓰면 과호흡이 오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공부도, 취업도 접고 친구들과 연락을 끊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상담 결과 심한 불안장애 상태라 약물치료를 했다. 동시에 ‘지원해봐야 또 떨어질 거야’라는 잘못된 생각을 수정하기 위해 인지행동 치료를 했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간도 10분, 20분 늘려나가며 불안을 느끼는 미션에 단계적으로 노출하게 했다. 그는 결국 다시 취업에 도전했고 목표를 이뤘다. A씨는 취업 후 일도 잘하고, 단합대회를 기획할 정도로 ‘핵인싸(무리 속에서 잘 지내는 사람)’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니트족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우선 9시 기상하기, 하루 30분 산책하기, 한 달간 체중 1㎏ 조절하기 등 비교적 쉽게 성공할 수 있는 과제를 만들어 성취감을 가져야 한다. ‘한 달 10㎏ 감량’처럼 처음부터 달성하기 어려운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지는 말아야 한다. SNS 등을 통해 남과 비교하는 습관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이게 힘들면 우울감, 자괴감을 일으키는 SNS를 잠시 중단하라고 권하고 싶다. SNS는 가장 행복하고 자랑하고 싶은 순간을 올리는 곳인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나를 꾸준히 북돋아 주고 장점을 더 크게 봐주는 지지 그룹 만들기도 필요하다. 주변에 나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만 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자존감은 떨어진다는 점을 기억해라. 부정적인 피드백은 자칫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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