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금융부 기자

지난 2022년 1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설계와 시공 전 과정에 걸친 총체적 부실로 인한 사고였다. 불과 1년 3개월 뒤에는 인천 검단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익숙한 공간인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자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붕괴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부실시공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2022년 3월에 발표된 이 방안에는 시설물 중대 손괴로 일반인 3명 또는 근로자 5명 이상이 사망할 경우에는 그 즉시 등록말소하고 5년간 부실시공 2회 적발 시에 등록을 말소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른바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다. 부실 시공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얼마나 강경한지 보여주는 대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건설산업기본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제도 개선안을 담은 개정안은 21대 국회의 종료로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 다시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상임위에 계류 중인 상태다.

원·투 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도입 당시 과도하게 건설사의 경영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실행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사고를 우려한 건설사들의 경영활동 위축으로 오히려 건설업이 발전할 수 없고, 장기적으로는 사고 예방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 제도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은 입법부에서는 법안의 여러 부작용을 감안해 통과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의 취지인 안전 관리 강화라는 취지는 맞지만, 건설사고 막자고 건설업 전체를 잡는 꼴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건설사고 대책을 내놓을 때 ‘보여주기식‘의 대책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사고 예방을 위해 강력한 대책을 형식적으로 내놓는다면 당장 건설사들이 긴장할지 몰라도 실제 도입까지 이어지지 않는 대책이 계속 나온다면 건설사고에 대한 건설사의 경각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건설사가 건설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이 경각심이 곧바로 건설사고 감소로 이어진다. 올해 초 GS건설은 최고경영자(CEO) 지시로 본사 임원을 각 현장에 2주간 상주하도록 했다. 이 기간에 단 한 건의 부상 사고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건설사 경영진이 안전에 경각심을 얼마나 갖느냐에 따라 사고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아파트 붕괴 사고 후 3년이 지났다. 그 사이 건설사고로 인해 7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월 25일에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또 다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이번 사고의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약 두 달 뒤에는 사고의 원인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정부의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아무리 좋은 기술과 정책이 도입되더라도 근로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건설업의 선진화는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이번에 나올 재발 방지 대책은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닌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실현되지 않을 대책 남발은 건설사에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을 갖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건설사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도, 건설업 선진화도 제자리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