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은행이나 정부 같은 중앙 기관의 개입 없이 개인 간에 안전하게 가치를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발행량은 2100만개로 제한돼 있으며, 이는 기존 법정화폐처럼 무한정 발행될 수 없다는 점에서 통화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 수단이 된다.
2009년 출시 이후, 비트코인은 초기 실험적 개념을 넘어 글로벌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여러 차례 급락과 규제 압박, 시장의 회의적 시선에도 정당성을 점차 확보해왔고 이는 수요 증가, 기술적 탄탄함 그리고 인플레이션 및 법정화폐 불안정성에 대비하려는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 확대로 뒷받침됐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있다. 블랙록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며 기관 자금 유입을 주도했고, 해당 ETF는 이미 100억달러(약 14조4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전통 금융권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참여 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2025년 1월, 비트코인 가격은 10만9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비트코인 비축(SBR)’ 행정명령 발표 이후 급격히 나타난 기관 투자 수요와 낙관론 덕분이었다.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국가 비축 자산으로 공식 인정한 역사적 사건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시장은 급격한 변동성을 겪었고, 비트코인 가격은 고점 대비 약 20% 하락해 4월 초에는 7만450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는 위험 회피 쪽으로 이동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경제 성장까지 둔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앞으로 비트코인은 어떤 흐름을 보일까. 관세, 인플레이션 그리고 변화하는 투자 심리가 비트코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관세 정책이 오히려 달러 이외 자산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자극할 것이라고 본다. 장기적으로 이는 달러의 지위를 약화시키고,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자산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단기적인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겠지만, 전체적인 정책 환경은 비트코인의 장기적 입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도 최근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이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비트코인이 통화 시스템 불안정성과 신뢰 하락에 대비하는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미국 달러 지수(DXY)는 현재 A-B-C 패턴 형태의 조정 파동 구간에 들어섰다. 이는 달러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달러 가치와 신뢰가 지속적으로 약화된다면, 비트코인은 대체 자산으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비트코인 차트를 보면, 2015년부터 시작된 대규모 상승 사이클에서 1~4파가 마무리됐고, 2020년 9월을 기점으로 최종 5파(Primary 5) 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구조는 비트코인이 중대한 분기점에 다가서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2020년 9월, 비트코인 가격이 약 1만293달러였을 때 이미 이 상승 구조를 예측할 수 있었고, 현재까지의 가격 흐름은 해당 분석과 상당히 일치하고 있다. 현재는 Cycle Wave 5(파란색) 내 Primary Wave 5(보라색) 구간 그리고 그 안의 Intermediate Wave 5(빨간색) 파동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비트코인의 주요 고점은 모두 Cycle 파동 내 Primary 1파(2013년)와 Primary 3파(2017년) 마지막 Intermediate 5파동 구간에서 형성됐다. 이 시기 모두 가파른 상승 곡선(parabolic rally)을 기록했으며, 현재 역시 Cycle 1파동 내 마지막 Primary 5파동에 해당하는 구간에 진입해 비슷한 급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Minor Wave 5(골드색) 내부 하위 파동 패턴을 분석해 보면, 비트코인은 12만~15만달러 구간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결국 인플레이션 가속, 지정학적 긴장 고조, 중앙 통화 시스템 신뢰 하락이라는 복합적 요인이 겹치면서 비트코인은 단순 투기를 넘어 신뢰할 수 있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한된 발행량, 탈중앙화 구조 그리고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 증가는 비트코인이 전통적 안전 자산의 대안을 넘어 글로벌 금융의 다음 시대를 이끌 핵심 자산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