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자인 플랫폼 기업 피그마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공모가 범위를 주당 30~32달러로 높이며 기업가치를 약 188억달러(26조 1827억원)로 잡았다. 확정 공모가는 30일(현지시각) 발표되며, 다음 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FIG’라는 종목명으로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피그마가 밝힌 새로운 공모가 제시는 당초 범위였던 25~28달러보다 최대 20% 높은 수준으로, 이는 투자자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2년 어도비가 인수를 추진하며 제시했던 200억달러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당시 인수는 유럽과 영국의 규제 장벽에 가로막혀 무산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모가 상향이 최근 미국 IPO 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무역정책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면서 기술기업에 대한 선호도를 다시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딜런 필드 최고경영자(CEO)가 공동 창업한 피그마는 클라우드 기반 디자인 협업 툴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고, 지난 5월에는 한국어 버전 출시로 국내 시장 공략도 시작했다.
IPO 시장조사업체 IPOX의 캣 리우 부사장은 “피그마는 신뢰 가능한 AI 기술 활용 기업으로 꼽히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2억2,820만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도 4배 이상 뛴 4,490만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투자은행 DA 데이비드슨은 피그마가 제품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IPO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번 IPO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건이 공동 주간사를 맡는다. 한편, 최근 뉴욕증시에서는 기술기업 중심의 IPO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상장한 데이터센터 기업 코어위브와 스테이블코인 업체 서클도 각각 공모가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