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더스가 지난 18일 공개한 2나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실리콘 웨이퍼 시제품. /라피더스

일본이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세운 기업인 라피더스가 2나노(㎚·10억분의 1m) 공정 시제품 제작에 성공했다.

라피더스는 최근 훗카이도 지토세 공장에서 이같이 밝히고 관련 제품을 공개했다. 지난 4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적용한 시범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한지 3개월 만이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NTT 등 일본 주요 대기업 8곳이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2022년 설립한 회사로, 2027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이번 제품이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해 웨이퍼의 전기적 특성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생각할 수 없는 속도로 (빨리) 만들었다”며 “획기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양산까지는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라피더스가 향후 안정적인 양산을 위해 불량품 발생 비율을 낮추고 수율(收率·합격품 비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1위인 TSMC는 올해 하반기 2나노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며 “라피더스는 지금까지 기술을 축적하지 않은 채 공장을 지어 첨단 반도체 제조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양산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 조달도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라피더스는 양산에 약 5조엔(약 46조8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보한 금액은 정부 보조금 등을 포함해 1조7225억엔(약 16조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라피더스는 고객사 유치를 위해 내년 1분기 중 설계에 필요한 설계 키트(PDK)를 출시해 고객사가 자체 시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