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 전경./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증설 투자를 단행해 온 경기도 이천 M16 공장의 생산능력이 올 하반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최대 D램 생산 거점인 중국 우시 공장의 분기 웨이퍼 투입량 57만장(월평균 약 19만장)을 따라잡는 수준이다. 여기에 M15X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는 내년부터는 우시 공장 생산 비중이 30% 수준으로 줄고 국내 생산 비중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증설 투자를 단행해온 이천 M16의 생산능력이 연내 최대치에 도달하며, 중국 우시 공장의 생산량을 따라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M16의 월평균 웨이퍼 투입량은 17만장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장)보다 약 70%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생산능력을 2~3배 끌어올린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주요 장비사에 M16 증설 투자에 투입될 핵심 장비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역폭메모리(HBM)용 D램과 각종 전자기기에 쓰이는 범용 D램 설비가 포함됐다. 작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M16에 설비가 반입되기 시작했으며 올해 초부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셋업 작업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국내 최대 D램 생산기지였던 이천 M14를 대신해 M16이 중국 우시 공장과 함께 D램 생산의 양대축이 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M14의 D램 생산량이 M16의 2배 이상을 기록했지만, 올 3분기를 기점으로 생산량이 역전됐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D램 생산량도 약 100만장에 달하며 전체 D램의 생산량(약 150만장)의 3분의 2 수준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우시 공장의 D램 생산 비중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시 공장이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미국 정부의 규제로 10나노급 D램 장비 반입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용 D램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SK하이닉스도 이천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에 힘써왔다.

특히 미국의 장비 반입 제한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장비 교체와 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범용 D램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이 검증한 최종 사용자’(VEU) 승인을 거부할 경우 미국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의 가동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에 정통한 관계자는 “우시 공장의 월평균 D램 생산량은 최근 16만~17만장 수준에 정체돼 있다”며 “차세대 D램 공정에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사용하는 레이어(층)가 점점 늘고 있는데 중국으로의 EUV 장비 반입이 미국에 의해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D램 생산 공정의 비효율성이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M16에 이어 M15X 가동도 서두르고 있다. M15X는 오는 11월쯤 준공 예정으로 이를 전후로 장비 주문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부터 시험 생산에 돌입해 내년 2분기에 일부 소량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7년쯤 M15X의 최대 생산능력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