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갤럭시Z 폴드7’과 ‘갤럭시Z 플립7’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7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2종을 세상에 내놨다. 모두 얇고 가벼운 디자인과 폴더블 사용 환경에 최적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췄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갤럭시 언팩 2025’을 열고 ‘갤럭시Z 폴드7’(Galaxy Z Fold7)와 ‘갤럭시Z 플립7’(Galaxy Z Flip7)을 공개했다. 두 제품 모두 오는 25일부터 세계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 사전 판매는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진행된다. 다만 갤럭시Z 폴드7 1테라바이트(TB)와 갤럭시Z 플립7 512기가바이트(GB) 모델은 사전 예약 대상이 아니다.

갤럭시Z 폴드·플립7 공개 전부터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가격 책정에 관심이 높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스마트폰에 관세 25%를 부과하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런데도 갤럭시Z 플립7의 가격을 동결하는 ‘초강수’를 뒀다. 12GB 메모리에 스토리지(저장장치) 256GB를 탑재한 모델은 148만5000원, 512GB 모델은 164만3400원으로 모두 전작과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중화’에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갤럭시Z 폴드7은 전작 대비 가격이 올랐다. 12GB 메모리 기준 256GB 모델은 237만9300원, 512GB 모델은 253만7700원으로 모두 전작과 비교해 14만9600원 인상됐다. 16GB 메모리를 탑재한 1TB 모델은 전작보다 22만8800원 비싸진 293만3700원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갤럭시Z 폴드7에 대해 “하드웨어와 AI를 결합해 삼성전자가 선보인 가장 진보한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이라며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이 조화를 이루며, 강력한 몰입감으로 직관적인 울트라 경험을 한 손에 담아낼 수 있도록 했다”라고 소개했다.

갤럭시Z 플립7에 대해선 “콤팩트한 디자인에 강력한 모바일 AI 기능을 결합했다”며 “커버 스크린 중심의 혁신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사용자의 생활을 보다 스마트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역대 폴드 중 가장 얇고 가벼워… “진정한 멀티모달 AI 경험 제공”

삼성전자는 ‘갤럭시Z 폴드7’에 초슬림 대화면 폴더블폰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역대 갤럭시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접었을 때 8.9㎜, 펼쳤을 때 4.2㎜ 두께를 자랑한다. 무게 역시 215g으로 전작(239g)과 비교해 24g 가벼워졌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너비 약 64.9㎜의 6.5형 다이내믹 아몰레드 2X(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가 적용됐다. 화면비는 21대 9로 접은 상태에서도 바(Bar) 타입 스마트폰과 유사한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펼치면 보이는 8.0형 메인 디스플레이는 전작 대비 11% 넓어져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크다.

얇고 가벼운 디자인에도 내구성은 높아졌다. 외부 충격을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아머 플렉스 힌지’가 새롭게 적용됐다. 경첩처럼 접히는 ‘힌지’를 ‘아머 알루미늄’이 적용된 프레임으로 보호해 내구성이 한층 강화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메인 디스플레이에는 티타늄 소재가 적용됐고, 초박막 강화유리(UTG) 두께는 전작 대비 50% 두꺼워졌다.

갤럭시Z 폴드7 제트블랙 색상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제공

폴드7은 또 ▲2억 화소 카메라 ▲대화면 디스플레이 ▲고성능 칩셋도 갖췄다.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 신규 운영체제(OS) ‘원 사용자환경 8(One UI 8)’도 적용됐다. 이를 통해 ‘갤럭시 AI’와 구글 ‘제미나이’가 맞물려 폴드7에 적합한 형태로 AI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폴드7이 ‘진정한 멀티모달 AI 경험’을 제공한다고 했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이미지·음성·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폴드7에 탑재된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는 화면이나 카메라 공유 기능으로 텍스트 기반 검색 방식에서 벗어나 즉각적인 음성 답변을 얻을 수 있다. ‘AI 결과 뷰’는 AI를 통해 생성된 결과를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하단·중앙·측면 등 원하는 위치에 분할 보기(Split View) 형태로 표시해, 원본 콘텐츠를 가리지 않고 멀티태스킹을 수행할 수 있다.

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장착됐다. 전작 대비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은 41% 향상됐다. 중앙처리장치(CPU) 기능 역시 38%, 그래픽처리장치(GPU)는 26% 향상됐다. 삼성전자 측은 “실시간 언어 번역·생성형 이미지 편집·개인화 추천 등 AI 기반 기능을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카메라 기능 역시 진일보했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 울트라의 카메라 경험을 폴더블 폼팩터(기기 형태)에 담아낸 제품”이라며 “2억 화소 광각 카메라와 AI 기반 프로 비주얼 엔진을 장착해 전문가급 카메라 경험을 제공한다”라고 자신했다. 이를 통해 어두운 공원이나 심야 카페와 같은 저조도 환경에서도 선명하고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폴드7은 블루 쉐도우·실버 쉐도우·제트블랙 3종으로 출시된다. 민트 색상은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그래픽=손민균

◇‘배터리 약점’ 보완한 갤럭시Z 플립7… “콤팩트한 AI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7에서는 그간 플립 제품군의 약점으로 꼽혀왔던 짧은 사용 시간이 개선됐다. 시리즈 최초로 4300mAh 배터리와 3나노미터(㎚·10억분의 1m) 최신 프로세서가 결합하면서 사용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접었을 때 두께는 13.7㎜, 무게 188g으로 제작됐다. 전작 대비 1.2㎜ 얇아졌지만, 무게는 1g밖에 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이번 제품에 대해 “멀티모달 시대에 최적화된 콤팩트한 AI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플립7은 역대 시리즈 최초로 4.1형 플렉스 윈도가 탑재됐다. 베젤은 1.25㎜로 얇아졌고, 최대 밝기는 2600니트다. 최대 120㎐ 주사율을 지원하고,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해 주는 ‘비전 부스터’도 제공한다.

펼치면 보이는 메인 디스플레이는 6.9형 다이내믹 AMOLED 2X가 장착됐다. 커버와 후면은 ‘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터스 2’가 탑재됐다. 프레임에는 ‘아머 알루미늄’이, 힌지에는 ‘아머 플렉스 힌지’를 적용해 장시간 사용에도 변형 없이 안정적인 개폐를 지원한다.

갤럭시Z 플립7 민트 색상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제공

플립7은 시리즈 최초로 ‘삼성 덱스’를 지원한다. 외부 디스플레이·마우스·키보드 등과 연결이 가능해졌다. 나우 바를 통해서는 커버 화면에서 앱의 실시간 정보 확인, 영상·음악 제어, 실시간 경기 결과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나우 브리프에서는 위치·시간·사용 습관을 바탕으로 자동 추천된 맞춤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One UI 8 기반 갤럭시 AI 역시 플립 사용자환경(UX)에 최적화됐다. 폴드7과 마찬가지로 ‘제미나이 라이브’가 제공된다.

플립7은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초광각 듀얼 카메라를 갖췄다. 플렉스캠은 닫힌 상태에서 찍어도 실시간 필터가 적용된다. 줌 슬라이더 기능을 사용하면 간단한 동작(스와이프)으로 확대·축소가 가능하다.

플립7은 블루 쉐도우·코랄레드·제트블랙 3종으로 출시된다. 민트 색상은 삼성닷컴과 삼성 강남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그래픽=손민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