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워치8 44㎜ 실버(왼쪽)와 갤럭시 워치8 클래식 46㎜ 블랙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하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그러나 올해엔 주인공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제품 2종이 있다. 건강 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한 ‘갤럭시 워치8’ 시리즈와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군에서 처음으로 나온 ‘팬에디션(FE)’에도 많은 이목이 쏠렸다.

삼성전자는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열고 ‘갤럭시 워치8’와 ‘갤럭시 워치8 클래식’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설계 혁신을 기반으로 갤럭시 워치 시리즈 중 가장 얇고 착용감이 뛰어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혁신을 바탕으로, 부품부터 외관까지 디자인을 전면 재설계해 웨어러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라며 “삼성만의 독자 기술로 사용자에게 더욱 정교한 정보를 제공해 올바른 습관을 지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번 행사에서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7’와 ‘갤럭시Z 플립7’도 선보였다. 2019년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한 뒤로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폴더블폰 2종을 공개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삼성전자 폴더블폰 첫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Z 플립7 FE’를 추가로 내놨다.

FE는 플레그십 모델에서 인기를 끈 기능은 유지하면서 일부 사양을 낮춰 가격을 저렴하게 기획한 제품을 말한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갤럭시Z 플립7 FE를 “더 많은 사용자에게 폴더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Z플립7보다 28만6000원 저렴한 FE… 카메라·방수 성능은 동일

FE는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군이다. 갤럭시Z 폴드로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문을 연 삼성전자는 기존 바(bar) 형태가 아닌 새 폼팩터(기기 형태)가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 왔다. 그러나 작년 세계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12.2%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이에 폴더블폰 시장 확대를 위해 ‘초강수’를 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으로 수입하는 스마트폰에 대한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음에도 ‘갤럭시Z 플립7’의 가격을 동결한 것이다. 갤럭시Z 플립7 FE를 출시하는 것도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8기가바이트(GB)에 스토리지(저장장치) 256GB를 갖춘 ‘갤럭시Z 플립7 FE’의 가격은 119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12GB 메모리·저장장치 256GB인 ‘갤럭시Z 플립7’보다 28만6000원 저렴하다.

그래픽=손민균

플립7 FE의 두께는 접었을 때 14.9㎜, 펼쳤을 때 6.9㎜다. 너비는 71.9㎜다. 플립7(너비 75.2㎜)보다 작지만, 두께(13.7㎜, 6.5㎜)는 조금 더 두껍다. 배터리도 플립7은 4300mAh가 적용됐지만, 플립7 FE는 4000mAh로 용량이 더 작다. 무게는 플립7 FE가 1g 가볍다. 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플립7보다 한세대 뒤처진 ‘엑시노스 2400’가 탑재됐다.

다만 카메라 성능은 플립7과 동일하다.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초광각 듀얼 카메라를 갖췄다. 전면 카메라는 1000만 화소를 지원한다. 방수·방진 성능도 ‘IP48’로 동일하다. 이 등급은 1㎜ 크기 먼지가 기기 침투되지 않고, 1.5m 깊이 물에서 30분간 보호되는 수준이다.

플립7 FE는 블랙과 화이트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폴드·플립7과 마찬가지로 오는 25일부터 세계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 사전 판매는 15일부터 21일까지 7일간 진행된다.

◇워치8로 수면·식이·운동 정보 확인… 전작 대비 11% 더 얇아져 착용감↑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얇고 간결한 디자인의 ‘갤럭시 워치8’ ▲회전 베젤과 퀵 버튼을 적용해 아날로그 시계 감성을 살린 ‘갤럭시 워치8 클래식’으로 구성된다. 두 모델 모두 쿠션 디자인이 적용됐다. 디스플레이 밝기는 전작보다 50% 향상된 최대 3000니트를 지원한다. 배터리 용량도 전작 대비 늘었다. 또 ‘이중 주파수 GPS 시스템’을 탑재해 정확한 위치 추적도 가능하다.

회사 측은 “제품의 내부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고 부품 집적도를 30% 개선해 두께는 갤럭시 워치7 대비 11% 얇아졌다”라며 “워치 밴드의 결합 구조를 개선한 ‘다이내믹 러그 시스템’을 적용해 손목의 움직임에 최적화된 디자인으로 착용감을 개선하고 건강 지표 측정의 정확도를 향상했다”라고 전했다.

다양한 건강 지표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통해서 건강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수면·식이·운동 등 건강 전반에 걸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러닝 코치’ 기능은 사용자의 러닝 수준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운동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간 코칭을 해준다. ‘투게더’ 기능은 주변 사람들과 경쟁하며 운동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다.

스마트워치 최초로 ‘항산화 지수’ 측정 기능을 탑재했다. 항산화 성분 중 하나인 ‘카로티노이드’ 수치를 5초 만에 파악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식단이나 생활 습관의 변화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직관적으로 확인해 건강한 습관을 형성하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기능”이라며 “항산화 지수는 모든 손가락으로 측정할 수 있지만, 보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 엄지손가락 사용을 권장한다”라고 전했다.

그래픽=손민균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또 ‘취침 시간 가이드’ 기능으로 사용자의 최근 3일간의 수면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 최초로 수면 중 심혈관에 가해진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일상에서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가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사용자에게 휴식을 권고하는 알람이 전송된다. 또 ‘마음챙김’ 기능으로 호흡 운동을 시작하고 기분을 기록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에너지 점수’로는 건강이 일상에 미치는 신체적·정신적 영향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컨디션을 관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업으로 갤럭시 워치8 시리즈에 최초로 웨어(Wear) 운영체제 6(OS 6)와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일상에서 대화하듯 음성으로 여러 동작을 손쉽게 수행할 수 있다. “300칼로리 서킷 트레이닝 운동 시작해 줘”라고 말하면 삼성 헬스에서 운동 기능이 실행되는 식이다.

‘갤럭시 워치8’와 ‘갤럭시 워치8 클래식’도 오는 25일부터 세계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에서는 10일 자정부터 21일까지 사전 판매를 진행한다. ‘갤럭시 워치8’은 실버·그라파이트 두 가지 색상이 44㎜·40㎜ 크기로 출시된다. ‘갤럭시 워치8 클래식’은 블랙·화이트 두 가지 색상이 46㎜ 사이즈로 출시된다.

갤럭시 워치8의 가격은 ▲44㎜ 블루투스 45만9000원 ▲44㎜ LTE 48만9500원 ▲40㎜ 블루투스 41만9000원 ▲44㎜ LTE 모델 44만9900원이다. 갤럭시 워치8 클래식은 ▲46㎜ 블루투스 56만9000원 ▲46㎜ LTE 59만95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