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이 8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VAC(냉난방공조) 사업 전략방향과 AI 데이터센터향 솔루션 등을 소개하고 있다./LG전자 제공

“현재 엔비디아의 서버 공급망 생태계에 들어가기 위한 인증 절차 등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기술 혁명에 발맞춰 지난해와 비교할 때 3배 이상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재성 LG전자 ES(에코솔루션) 사업본부장(부사장)은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LG전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의 냉난방공조를 담당하는 솔루션이 적용된 현장을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LG전자는 HVAC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적극 육성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가전과 TV 등 기존 주력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사업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46% 하락한 63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를 위해 앞서 LG전자는 H&A사업본부에서 HVAC 사업을 분리해 ES사업본부로 재조직했다. 칠러와 CDU 등 HVAC 사업을 토대로 2030년까지 20조원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다. 핵심인 칠러를 포함해 AI 데이터센터용 HVAC 제품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는 HVAC 솔루션의 생산 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생산 기지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ES본부는 현재 한국, 중국 등 12개 글로벌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총 70곳의 HVAC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인도 스리시티에 제3 현지 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이 부사장은 “각 글로벌 사우스 국가를 공략하기 위해 현지 완결형 체제를 추구하고 있으며 HVAC 아카데미를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며 “인도 제3 공장을 건설하면 11번째, 13번째 공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이를 통해 에어컨을 추가로 150만대, 컴프레서는 200만대를 더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 하반기 인도 현지에 창원에 버금가는 개발실을 하나 더 만들 것”이라며 “현재 창원에 상당수의 인도 인력이 들어와서 연수를 받고 있으며 추후 본국에 들어가서 직접 개발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력을) 육성 중이다”고 덧붙였다.

또 “외부 변수가 많은 시기에 해외 생산 기지의 유연한 공급 체제를 만들어서 외부 변화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상당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2028년까지 이 기조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인수한 노르웨이 OSO와의 협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달 유럽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인 OSO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부사장은 “OSO라는 브랜드가 유럽 프리미엄 분야에서 이미 잘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 강점을 살릴 계획”이라며 “LG전자의 R&D 역량과 결합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며 북유럽에서 남유럽, 캐나다까지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중국 HVAC 기업들의 빠른 성장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원가 경쟁력뿐만 아니라 품질, 기술 수준도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LG전자는 유지 보수 모니터링 시스템 등 중국 기업에 맞서 비 하드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배정현 SAC 사업부장(전무)은 “중국이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로 경쟁 기업을 따라잡고 있지만 앞으론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유지 보수, 엔지니어링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며 “이는 중국의 약점이기 때문에 우리는 글로벌 12개 생산지, 70여개 아카데미 등 강점을 앞세워 현지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