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인터넷과 클라우드에 이어 차세대 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 기술입니다. 데이터이쿠는 한국 기업들이 AI를 안전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클레망 스테낙 데이터이쿠(Dataiku) 공동 창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일 서울 잠실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AI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프랑스 AI 기업 데이터이쿠는 이날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AI 전환(AX)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3년 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데이터이쿠는 자사 AI 플랫폼 ‘유니버설 AI 플랫폼’을 앞세워 LG화학, 포스코, 두산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고, 앞으로 제조·유통·금융·광고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에 자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종덕 데이터이쿠 한국 지사장은 “지난 3년 사이 한국에서 팀 규모가 2배로 늘었으며, 사업 성장률은 연 200% 이상”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프랑스에서 스테낙 CTO와 플로리안 데이터이쿠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데이터이쿠는 기업이 기존 IT 인프라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AI 기술을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유니버설 AI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당초 머신러닝으로 시작했지만, 거대언어모델(LLM), AI 에이전트 등 새 기술 모델을 추가해 업그레이드를 하면 통합 지원된다. 김종덕 지사장은 “제품을 업데이트하면 새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유니버설 AI 플랫폼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앞으로 신기술이 나와도 계속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퓨처 프루프(future proof·미래 신기술 등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플랫폼은 다중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내부 구축형) 환경에서 모두 구동할 수 있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같은 전문가는 물론, 코딩을 전혀 할 줄 모르는 비전문가까지 모든 직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데이터 수집부터 AI 모델 개발, 운영, 배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동화된 프로세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데이터이쿠는 최근 엔비디아와 협력해 금융 산업을 위한 확장형 AI 에이전트 아키텍처를 공동 개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데이터이쿠를 언급하면서 “엔비디아 블랙웰칩에 코드 한 줄 쓰지 않고 LLM을 배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서 새로운 ‘엔비디아 엔터프라이즈 AI 팩토리’를 소개하면서 주요 협력사로 데이터이쿠를 소개했다. ‘엔비디아 엔터프라이즈 AI 팩토리’는 기업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AI를 ‘공장처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풀스택 검증 디자인이다.
이밖에 데이터이쿠는 벤츠, 유니레버, 보잉, 화이자, BNP파리바 등 포브스 글로벌 2000 기업 중 220개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LG화학이 유니버설 AI 플랫폼을 도입해 비전문가도 활용 가능한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CDS)’ 환경을 조성했다.
스테낙 CTO는 유니버설 AI 플랫폼의 차별 요인으로 유연성을 꼽았다. 그는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기술이나 프레임워크에 묶여 있으면 대응이 어렵다”며 “다양한 선택권과 기술 옵션을 고객사에 제공한다는 게 데이터이쿠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이쿠는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산업별 고객 사례를 확보하고 국내 기업의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지사장은 “AI를 도입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며 “데이터이쿠의 플랫폼을 통해 기업들이 AI를 쉽게 적용하고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기준 데이터이쿠의 전 세계 임직원 수는 1100여명이며, 제품 개발 인력만 350여명에 달했다. 연간 반복 매출(ARR)은 지난해 3억달러(약 4000억원)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