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전병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찾아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이 회장은 4년 연속 호암식 시상식을 찾아 선대의 ‘사업보국’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행사 시작 15분 전에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곧바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 회장은 2022년 시상식을 찾은 뒤 4년 연속 참석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와중에도 수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올해도 시상식에 참석했다”며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신석우(46) UC버클리 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정종경(62) 서울대 교수, 공학상 김승우(69) KAIST 명예교수, 의학상 글로리아 최(47) MIT 교수, 예술상 구본창(72) 사진작가, 사회봉사상 김동해(61) 사단법인 비전케어 이사장 등이며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 원씩 총 18억원이 수여됐다.

이날 시상식은 수상자 가족, 지인 및 관계자, 삼성 사장단 등 2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의 인사말,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심사보고, 부문별 시상과 수상소감, 노벨문학상 위원 스티브 셈-산드베리 소설가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황식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훌륭한 분들을 수상자로 모시게 된 것을 큰 기쁨이자 자랑으로 생각한다”며 “학술, 예술, 사회봉사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을 다하여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발전에 공헌하고, 고귀한 인간 사랑을 실천하였다”고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특히 올해 시상식에는 작년 호암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고 한국 문학계를 축하하는 뜻에서 스티브 셈-산드베리 노벨문학상위원회 위원이 노벨재단 대표로 참석해 “지난 35년간 호암상은 헌신과 용기로 인류 지식의 경계를 넓혀온 한국계 학자와 과학자들을 꾸준히 조명해 왔다”며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노벨의 신념은 호암상이 추구하는 가치와 견해를 같이한다”는 축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장과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해외 출장 중인 경영진을 제외한 삼성 사장단 5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호암상 수상자들이 30일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2025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신석우 UC버클리 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정종경 서울대 교수, 공학상 김승우 KAIST 명예교수, 의학상 글로리아 최 MIT 교수, 예술상 구본창 사진작가, 사회 봉사상 김동해 사단법인 비전케어 이사장./ 호암재단 제공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수상자인 정종경 교수는 “저의 연구 성과는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했기에 실험실을 함께 이끌어온 연구진들께 감사드린다. 우리 연구가 최초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로 이어져, 전 세계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공학상을 수상한 김승우 교수는 “그동안 함께 연구하며 도전과 열정을 공유한 학생들과 동료연구자들,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준 가족 덕분에 이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연구에 매진하며 이번의 수상이 더욱 의미 있는 사회적 기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의학상 글로리아 최 교수는 “이민자의 삶을 열심히 사시며, 본이되어 주신 부모님과 학문적 동지이자 친구인 남편께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께서 쌓아 올린 기반 위에 저 역시 조금 더 벽돌을 쌓은 것 뿐이니 그 위로 다른 돌들이 쌓여 올라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예술상 수상자 구본창 사진작가는 “예술창작은 타인을 향한 깊은 이해와 나눔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저는 카메라를 통해 보고 느낀 것을 타인과 교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삶의 의미로 다가왔다”며 “이번 수상이 사진 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김동해 이사장은 “절망 속에 살아가던 환자들이 눈을 뜨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더 많은 이들에게 빛과 희망을 나누라는 사명을 가슴에 새긴다”고 했다.

호암재단은 노벨상 수상자와 호암상 수상자를 초청하여 청소년들을 위한 특별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연은 세계 석학들이 과학 연구 여정과 청소년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하며,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