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확보에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한다. 생성형 AI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생성형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한 후 이를 활용해 이용자 요구에 따라 이미지·비디오·텍스트 등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AI다.
7일(현지시각)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은 글로벌 이미지·영상 콘텐츠 업체 셔터스톡으로부터 수백만장의 이미지와 사진 라이선스 구매를 위해 5000만달러(약 677억원)를 지출할 계획이다. 애플은 또 최근 주요 언론사와 출판사 등에 수년 간의 뉴스 기사 등 콘텐츠를 이용하는 대가로 최소 5000만달러를 지불하는 내용을 제안했다.
애플이 접촉한 곳은 미디어그룹 콘데 나스트와 잡지사 보그, 뉴요커, NBC 뉴스, 피플지 등을 소유한 IAC 그룹 등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이번 결정은 AI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앞서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AI 비서 ‘시리’(Siri)를 선보였으나, 생성형 AI 경쟁에서는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로 매출 성장세가 정체된 가운데 생성형 AI 분야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성장 동력이 악화됐다. 올해 초에는 지난 2011년부터 13년 동안 유지했던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월 주주총회에서 “생성형 AI가 놀라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상당한 투자를 진행 중으로, 연내 생성형 AI 관련 계획을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애플은 지난해 초부터 ‘아약스’라는 코드명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시험하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애플 GPT’라고 불리는 기본적인 챗봇을 시험 중이다. 오는 6월 10일 열리는 자사 개발자 행사 ‘WWDC 2024′에서 생성형 AI에 대한 청사진과 iOS 18에 새롭게 도입될 AI 기능들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콘텐츠 저작권을 무시하고 생성형 AI 학습용 데이터를 마구잡이로 수집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오픈AI는 지난해 12월 폴리티코, 비즈니스인사이드 등을 소유한 다국적 미디어 그룹 악셀 스프링어와 뉴스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AP통신 등과 맺은 계약 규모는 2500만~5000만달러(약 338억~677억원)로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 폭스, 타임 등과도 콘텐츠 사용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