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처리기가 가전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1000억원(지난해 기준) 정도로 추산되는데, 업계는 올해 2000억원을 넘어 2023년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스마트카라, 린클, 루펜, 쿠쿠 등 중견업체들이 이끌고 있는데, 최근 삼성전자가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음식물처리기는 싱크대 아래에 설치, 음식물을 갈아서 하수구로 내보내는 분쇄형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음식물이 그대로 배출되는 문제가 발견되면서 음식물을 고온 건조해 분쇄하는 건조식과 미생물을 활용해 없애는 발효처리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캐리어가 선보인 음식물처리기 클라윈드 위즈는 미생물이 들어있는 제제를 배양해 음식물을 최대 93% 분해하는 발효처리식이다. 음식물을 걸러주는 필터를 교체할 필요가 없고 남은 잔여물을 비료로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캐리어 클라윈드 위즈를 일주일간 사용해봤다.
먼저 외관 디자인은 쌀통 또는 쓰레기통을 연상시킨다.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각 40㎝ 정도로 20L 용량의 쓰레기통과 비슷한 크기다. 무게는 13㎏으로 무겁지 않지만, 바퀴나 손잡이가 없어 이동이 쉽지 않다.
뚜껑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내장 손잡이가 우측에 있고 전면에는 터치가 되는 원형 디스플레이가 있다. 전원을 켜고 끄거나 제품 내부에 있는 습기를 제거하는 제습 버튼이 있다. 전원을 켜면 제품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라 작동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
손잡이를 열면 내부 덮개가 나오고, 덮개 안쪽에는 미생물 제제와 음식물 쓰레기를 넣을 수 있는 내부 공간이 나온다. 제품 내부에는 음식물과 미생물을 골고루 섞어주는 날개가 달린 교반봉과 냄새를 밖으로 빼는 배기 필터가 있다.
미생물 제제와 물 300mL를 넣고 24시간 배양하면 음식물 투입이 가능한 상태가 된다. 미생물이 활동하면서 음식물을 분해하는 방식이다. 12가지 반찬이 들어있는 편의점 도시락을 넣고 하루가 지나자, 음식물의 형태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밀폐된 스튜디오에 설치했는데 음식물에서 나는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음식물처리기는 냄새가 나는 음식물을 집에서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어 인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악취가 제품 외부로 미세하게 새어 나온다는 불만이 많다. 뜨거운 열을 이용해 음식물을 건조하는 건조식의 경우 뜨거운 열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악취도 함께 배출된다.
캐리어 음식물처리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취 성능을 강화, 악취 배출을 원천 차단했다.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는 악취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걸러낸 것이다.
하루에 최대 1.2㎏의 음식물을 분해할 수 있어 대가족이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 경쟁사 제품(평균 500g)의 2배가 넘는 용량이다. 음식물을 처리하는 데 추가적인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음식물 1㎏당 처리 비용이 평균 200원인 걸 고려할 때 매달 최대 7000원을 아낄 수 있다.
100만원이 넘는 가격(온라인 최저가는 70만원대)은 제품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단점이다. 미생물 제제 가격 5만5000원도 부담스럽다. 용량을 줄여 가격을 낮추는 시도가 필요해 보인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물 대부분을 분해할 수 있지만, 염분이나 양념이 많은 음식물은 헹구고 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질긴 섬유질이나 부피가 큰 음식물은 잘라서 넣어야 한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