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베트남 유명 관광지 하롱베이에서 유람선이 뒤집혔다. 이 사고로 34명이 숨지고 8명이 실종됐다. 탑승객 대부분은 현지인 관광객이었다. 희생자 가운데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9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쯤 꽝닌성 하롱베이에서 관광 유람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선박은 원더 씨(Wonder Sea)호로, 다른 이름은 빈새 58(Vinh Xanh 58)호였다.
출항 당시 승객 48명과 선원 5명 등 총 53명이 탑승했다. 탑승객은 대부분 수도 하노이에서 온 베트남인 가족 단위 관광객이었고, 이 중 20여 명은 어린이였다.
선박은 이날 낮 12시 55분 출항해 하롱베이 관광 코스를 돌 예정이었다. 그러나 출항 약 30분 만에 비극이 닥쳤다.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강한 돌풍과 함께 우박, 번개가 내리쳤다. 강풍에 밀린 선박은 그대로 뒤집혔고, 탑승객 전원이 물에 빠졌다.
사고 접수 직후 꽝닌성 당국은 국경수비대, 해군, 해양경찰 등 약 300명의 인력과 선박 27척, 소형정 2척을 현장에 급파했다. 구조대는 밤샘 수색 작업을 벌여 11명을 구조했다.
동시에 시신 34구를 인양했다. 실종된 8명을 찾기 위한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전복된 선체 안에서 4시간 넘게 버티다 극적으로 구조된 14세 소년도 있었다. 구조팀 관계자는 “선체 내부에 50~60cm가량의 공간(에어 포켓)이 남아 있어 아이가 숨을 쉴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으로 슈퍼 뇌우(super thunderstorm)라 불리는 국지성 악천후를 지목했다.
마이 반 키엠 베트남 국립수문기상예보센터장은 VN익스프레스 인터뷰에서 “북부 지방을 통과하는 열대 수렴대와 높은 지표면 온도가 결합해 강력한 상승 기류를 만들었다”며 “이런 형태의 뇌우는 매우 강력한 비와 위험한 기상 현상을 동반한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일부에서 제기한 제4호 태풍 위파(Wipha) 영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고 당시 태풍은 하롱베이에서 1000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사고 발생 전 적절한 기상 예보가 있었다는 점도 확인됐다. 꽝닌성 기상대는 사고 당일 오전 11시 45분, 관내에 국지성 돌풍 가능성을 경고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쩐 홍 하 부총리를 현장에 보내 구조 작업을 총괄하도록 지시했다. 꽝닌성은 사망자 유족에게 1인당 2500만동(약 135만원), 부상자에게는 800만동(약 43만원)의 위로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베트남 당국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