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전면 철폐하고, 미국은 인도네시아산 제품에 대해 기존 32%였던 관세율을 19%로 인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 ‘트루스소셜’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후 중요한 무역 협정을 최종 타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19%의 관세를 부과받고, 미국은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자국 제품에 대해 어떠한 관세도 부과받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관세는 미국 시장을 우회해 들어오는 제3국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협정을 통해 비관세 장벽까지 완전히 제거돼 미국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이 모든 분야에서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미국산 에너지 150억 달러, 농산물 45억 달러를 수입하고, 보잉 항공기 50대(대부분 777 모델)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정은 인도네시아 전체 시장을 미국에 처음으로 개방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2억8000만 인구의 인도네시아 시장에 미국 농민과 어민, 기업들이 완전한 접근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외국산 구리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만큼, 인도네시아산 구리에 대한 관세율 적용이 예외가 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과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기준 교역 규모는 약 400억 달러로, 양국 간 무역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인도네시아 수출은 3.7% 증가했고, 수입은 4.8% 늘어나면서 약 180억 달러의 상품수지 적자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정과 함께 베트남, 영국 등과도 유사한 협정을 맺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와도 기본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제는 관세 덕분에 이들 국가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관련해선 “현재 대화가 진행 중이며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EU와 ‘서한’ 형식의 협정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EU가 보복 관세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들이 많은 이익을 챙겼고 과거에는 미국을 나쁘게 대했지만, 지금은 매우 친절하다”며 “모두가 만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영국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만날 계획이라며 “기존의 무역 협정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