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과의 핵협상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우라늄 농축 중단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국제문제 선임고문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국제문제 선임고문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는 14일(현지 시각) “전제조건 없이 이뤄지고 이란의 레드라인을 존중하는 협상이라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국영 IRNA통신이 전했다.

벨라야티 고문은 이날 테헤란에서 모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그들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우리의 레드라인 중 하나”라며 “농축 중단을 조건으로 한 협상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미국과의 회담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스티븐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의 회담은 아직 날짜, 시간, 장소 모두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위트코프 특사와 아락치 장관은 오만의 중재로 지난 4월부터 다섯 차례 간접 협상을 이어왔으나,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열흘 전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협상은 중단된 상태다. 이후 미국의 중재로 지난달 24일 휴전이 발효된 뒤 양측은 비공식적으로 협상 재개를 타진해왔다.

이란은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등 주요국과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체결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와 핵연료 재처리를 제한했지만, 농축 자체를 중단하진 않았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해당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달 이란 핵시설을 공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