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 CEO는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통제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현지 브리핑에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낼지 아니면 또 다른 대중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1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 관계자를 인용해 황 CEO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제3회 중국 국제 공급망 촉진 박람회(CISCE)’ 참석 일정 중 언론 대상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황 CEO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에 비판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보여왔다. 앞서 지난 4월 황 CEO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월에는 대만에서 “(미국의)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미국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부터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산 최첨단 반도체 칩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를 피하고자 엔비디아는 기존 H100칩에서 성능이 낮아진 H20칩을 제작해 중국에 수출해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관련 규제를 강화해 H20칩의 대중 수출 제한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황 CEO의 행보는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는 미국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앞서 미국 CNBC 방송은 황 CEO가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당시 두 사람이 무엇을 논의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진 바 없다.
다만 미국 정가에서는 황 CEO의 중국 방문을 주제로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보고 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최근 미 상원의원들은 황 CEO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중국 방문 기간 미국 수출 규제를 약화할 수 있는 접촉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역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조달러(한화 약 5518조원)를 돌파하는 등 위상이 높아진 만큼 황 CEO가 소신대로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비디아가 오는 9월 중국 전용 AI칩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