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한국 상품이 GBA(웨강아오 대만구)나 중국 본토를 넘어 아세안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데 최고의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폴 찬 홍콩 재정사장(재무장관격)은 9일 서울서 열린 ‘한-홍콩 비즈니스 오찬’서 한국 기업의 홍콩 진출 장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홍콩경제무역대표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했다.
그는 홍콩의 지리적 이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찬 재정사장은 “홍콩은 GBA의 관문 역할을 한다”면서 “홍콩의 무관세 자유항, 신속하고 효율적인 통관 절차, 탁월한 물류 연결성 등은 다양한 한국 제품이 고(高)성장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최적의 경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GBA는 광저우, 선전 등 광둥성 9개 주요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잇는 거대 경제권인 웨강아오(광둥·홍콩·마카오)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를 의미한다. GBA의 인구는 총 8700만 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 3000달러(약 3160만원)에 달한다. 홍콩은 선전까지 고속철도로 15분이면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GBA 도시들과의 연결성이 뛰어나다.
찬 재정사장은 GBA에 대해 “뉴욕의 금융 역량과 실리콘밸리의 혁신 에너지 역량이 결합한 경제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선전·홍콩·광저우 과학·기술 클러스터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특허출원과 과학논문 건수에 따라 선정하는 2024년 과학·기술 클러스터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한 점 등 언급하며 GBA에 ‘혁신의 요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홍콩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1~3월) 홍콩의 실질 GDP는 전년 대비 3.1% 증가했으며, 홍콩 증시는 배터리 제조사 CATL 등 대형 기업공개(IPO)들이 몰리면서 올해만 20% 상승했다. 올해 홍콩 증시가 유치한 자금은 160억 달러(약22조원)에 달한다.
이미 홍콩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관심은 뜨겁다. 지난 2월 기준, 한국의 홍콩 증시 투자는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한다고 찬 재정사장은 전했다. 그는 “이미 유럽과 미국의 많은 자산운용사들이 홍콩에서 채용을 늘리고 사무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프라이빗 뱅킹 및 자산운용사에게도 홍콩은 큰 기회가 될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