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대규모 감세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상원 표결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트럼프는 독립 기념일인 내달 4일 법안 서명을 하겠다며 공화당에 통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심의를 이어가며 표결을 지연시키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의회. /연합뉴스

29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오후부터 해당 법안에 대해 공식 토론을 시작했다. 현재 상원 총 100석 중 공화당은 53석으로, 법안 통과를 위한 첫 관문인 ‘절차 표결(발의된 법안을 다음 절차로 상정할지 결정하는 단계)’에서 찬성 51표, 반대 49표가 나와 가결됐다.

이에 민주당은 절차적 항의 수단을 동원, 법안 전체를 낭독하는 축조심사를 요구하며 토론이 다소 지연됐다. 상원 사무원들은 밤 11시 8분부터 다음날 오후 3시 3분까지 16시간에 걸쳐 법안을 낭독해야 했다. 해당 법안은 940쪽에 달한다.

이후 토론이 개시됐으며 이는 최장 20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각 당은 토론에 각 10시간씩을 사용할 수 있으며 민주당은 10시간 전부를 할애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화당이 얼마나 토론을 이끌어갈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토론이 끝나면 상원은 ‘표결 마라톤’으로 불리는 ‘보트-어-라마(Vote-a-Rama)’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 절차에서 상원의원들은 무제한으로 수정안을 제시하고 표결에 부칠 수 있는데, 이미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주)도 수정안 제출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번 법안에 대해 민주당은 전적인 반대 의견을 표하고 있으며 공화당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법안이 실시될 경우 3조8천억달러(약 5천183조원) 규모의 세금이 감면되며 이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메디케이드(취약계층 대상 공공 의료보조 제도), 푸드 스탬프(저소득층 식료품 소비 지원 제도) 등 복지 정책에 대해 예산 감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법안 최종 표결은 이르면 7월 1일 진행될 수 있으나, 다시 한번 하원 표결이 필요해 더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