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를 이끄는 7개 대형 기술주를 가리키는 ‘M7(Magnificent7)’에 대한 투심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JS)은 “빅테크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식어간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를 이끄는 7개 대형 기술주를 가리키는 ‘M7(Magnificent7)’ 중 하나인 애플 매장 / 신화통신=연합뉴스

시장조사 업체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2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시장 혼란이 시작될 당시 개인 투자자들의 M7 및 기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매수 비중은 41%에 달했지만, 이달 중순엔 절반 수준인 23%까지 줄어들었다. M7 주가 상승을 이끈 개인 투자자들이 M7에 대한 매수를 줄인 것이다.

앞서 M7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들 기업이 해외 생산 기지를 다수 보유한 만큼, 상호 관세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상호 관세 발표 이튿날 애플의 낙폭은 9.2%에 달했고, 이외 ▲엔비디아 -7.81% ▲마이크로소프트 -2.36% ▲알파벳(구글 모드기업) -4.02% ▲테슬라 -5.47% ▲아마존 -8.98%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8.96% 다른 기업들도 큰 낙폭을 보였다.

당시 투자자들은 M7이 뉴욕증시 하락을 주도하면서, 낮은 가격에 이들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 WSJ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저가 매수 열풍이 M7 주가를 역사적 고점 부근까지 빠르게 끌어올렸다”고 했다. 실제 4월3일 주당 94.31달러에 불과했던 엔비디어 주가는 이달 20일 기준 143.85 달러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최근엔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M7 주식을 저가에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는 게 WSJ 설명이다. 주가 급락 당시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식을 매입했던 미 텍사스주의 톰 그리핀은 최근 M7 대신 미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와 미 대형은행 웰스파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그리핀은 “기술주를 회피하려고 하기 보다는, 안정적이고 믿을 수 있는 대형 기업의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찾는 것”이라고 했다.

M7 주식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면서 기술주 유입 자금도 줄어들고 있다. 미 금융정보제공업체 모닝스타 다이렉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술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에 순유입된 자금은 71억 달러인데 반해, 저평가 주식을 매입하는 전략 펀드에는 250억 달러가 유입됐다. 해외 ETF에는 700억 달러가 흘러 들어갔다. 기술주 대신 다른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글로벌 증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스 소스닉은 “투자자들의 시야가 넓어졌다”며 “(M7은) 지금까지 너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이상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M7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아직 남아있다는 분석도 있다. M7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들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등 다른 기업 역시 아직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종목 중 하나다.

WSJ는 “지난 4월 주가 급락 원인이 된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들이 이번 주에 발표될 예정”이라면서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여름 발표될 2분기 실적까지 더해 무역 변화가 미국 대기업에 미친 영향을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