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말차 음료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다양한 말차 메뉴를 판매하는 미국 스타트업 커피 전문점 ‘블랭크 스트리트’가 미국 Z세대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랭크 스트리트는 세포라, 스탠리 등과 함께 10대 고객 덕분에 더 넓은 문화적 영향력을 얻게 된 브랜드”라며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5억 달러(약 7000억원)로, 스타벅스가 아닌 커피 체인으로서는 매우 큰 규모”라고 보도했다.
블랭크 스트리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미국 뉴욕에서 창립됐다. 20대 창업자 이삼 프라이하와 비나이 멘다는 커피 트럭 형태의 소규모 점포를 통해 임차 비용을 줄이고, 스타벅스에 비해 20~30%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다.
자동 커피 머신을 이용한 빠른 커피 제조 속도 등으로 인기를 끈 블랭크 스트리트는 수백만 달러의 벤처 캐피털 투자를 받으며 빠르게 매장을 확장했다. 이 회사는 2021년에만 미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 등으로부터 세 차례 자금을 조달하며 벤처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Z세대 사이에서 비(非) 커피 음료로 말차를 내세우며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랭크 스트리트는 2023년 런던에서 블루베리 음료가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끈 것을 보고, 말차 음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SNS 중심의 ‘말차 붐’과 맞물려 블랭크 스트리트의 말차 음료는 현재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에서 블랭크 스트리트의 말차 음료를 사 먹은 12살 매디는 “예전에는 이곳을 지나가며 무엇을 파는지 몰랐는데, 틱톡을 통해 알게 됐다”며 “이제 (말차 음료는) 유행이 됐다. 고등학생들도 학교에서 많이 주문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대 2학년생인 매디슨 긴스버그는 “인플루언서들이 마치 자기 삶의 일부인 것처럼 모두 말차를 마신다”며 “그래서 꼭 한 번 마셔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블랭크 스트리트의 강점은 다양한 재료와 말차를 혼합하는 독특한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딸기 쇼트케이크 말차, 블루베리 말차, 화이트 초콜릿 말차 등의 음료가 있으며, 이번 달에는 쿠키앤크림 말차가 새롭게 출시됐다. 특히 바나나 브레드 말차 등이 큰 성공을 거두며 블랭크 스트리트를 말차 음료 전문점으로 성장시켰다.
독특한 방식의 회원제도 블랭크 스트리트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이 카페 체인점은 초대받은 회원이 월 22달러(약 3만원)를 바리스타에게 지불하면, 주당 최대 14잔까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 회원제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블랭크 스트리트는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말차 음료 인기에 힘입어 블랭크 스트리트는 지난달 말 시리즈 B 라운드에서 2500만 달러(약 343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로써 블랭크 스트리트의 총 자금은 1억3500만 달러(약 1852억원)로 늘어났다. 현재 블랭크 스트리트의 매출은 연간 약 1억4900만 달러(약 2044억원)에 달하며, 이 회사는 총 90개 매장을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LA) 등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WSJ는 “블랭크 스트리트는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과 공격적인 확장으로 커피 애호가들로부터 카페 문화에 대한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단맛이 강하고, 색깔이 화려하며, 틱톡 친화적인 말차 음료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