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가운데 17일(현지 시각)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4% 넘게 급등했고, 달러 가치는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9.29포인트(-0.70%) 하락한 4만2215.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0.39포인트(-0.84%) 내린 5982.72, 나스닥 지수는 180.12포인트(-0.91%) 떨어진 1만9521.09에 각각 마감했다.

시장 약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와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따른 중동발 긴장 고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열고, 이란 핵시설 타격을 포함한 군사 개입 여부를 논의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의 은신처를 알고 있다고 언급하며 “우리의 인내심이 소진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이란에 “무조건 항복하라”고 압박했다.

이 같은 긴장 고조 속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6bp 내린 4.39%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은 전장 대비 3.22달러(4.4%) 오른 배럴당 76.54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WTI 7월물은 3.07달러(4.28%) 상승한 74.84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 경제 지표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7154억 달러로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0.6%)를 크게 밑돈 수치다. 월가는 관세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3.9% 하락하며 나스닥 하락을 이끌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시작한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이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에도 불구하고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전장 대비 0.3% 하락한 온스당 340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9% 상승한 98.8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