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 관세전쟁을 치렀던 2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산업생산 등 일부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선방했다. 이는 자국 내에서 투자가 이어진 가운데, 수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5.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시장 예상치(5.1%)를 웃도는 수치다. 1분기(5.4% 성장)보다는 소폭 둔화했다.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 금융지구에서 노동자가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가통계국은 2분기 GDP 성장의 주된 동력으로 수출 회복을 꼽았다. 전날 발표된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의 관세전쟁이 시작된 4월, 수출액이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이후 관세전쟁의 영향이 시작된 5월 4.8% 증가에 그쳤으나, 같은 달 양국이 휴전에 합의해 대부분의 관세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6월 수출액(5.8% 증가)이 회복했다.

국가통계국은 이 밖에 첨단 제조업의 고속 성장과 안정적인 내수 소비 등을 주요 요인으로 짚으며 ▲산업 전환과 견조한 수출 ▲첨단 제조업 투자 확대 등이 계속해서 GDP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하반기에 개선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봤다.

6월 소매판매는 4조2287억위안(약 814조99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해, 전달(6.4% 증가) 대비 증가율이 둔화했다. 로이터 예상치인 5.4%에도 미치지 못했다. 산업 생산량은 전년 대비 6.8% 늘었으며, 시장 추정치인 5.7%를 웃돌았다.

올해 상반기 전국 고정자산 투자는 24조8654억위안(약 4793조30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도시 실업률은 올해 2월 5.4%로 2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뒤 6월엔 5%로 다시 내렸다.

외신은 중국의 디플레이션(물가하락)과 주택 시장 침체 등이 장기화하고 있어, 추가적인 경기 부양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월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 시장에 유동성을 대규모로 공급했고, 이런 경기 부양책 덕에 제조업 관련 수치가 일부 개선된 바 있다.

미 CNBC는 “올해 중국 경제는 견고한 수출과 지원책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견고한 토대를 유지했지만, 부진한 소비자 물가 지수, 약한 구매 관리자 지수, 신중한 신용 동향, 높은 이주 노동자 실업률 등은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더 큰 경제적 역풍에 대비해 새로운 재정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보다 균형 잡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재정 계획, 연금 제도, 금융 부문에 대한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