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다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추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각) 익명을 요구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베선트 장관이 파월 연준 의장 후임 후보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베선트 장관은 케빈 워시 전(前) 연준 이사와 함께 연준 의장 후보군에 합류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글로벌 무역 개편을 이끌었다.

베선트 장관은 연준 의장 지명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누가 미국 경제와 국민에게 가장 유익한지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연준 의장 후보에 대한 공식적인 면접 과정은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목(왼쪽에서 2번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4월 '한미 2+2 통상협의'에서 악수를 하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 부총리, 베선트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기획재정부 제공

트럼프는 지난 금요일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의 후계자를 “매우 빠른 시일 내에” 지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법적으로 보장 받은 파월 의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트럼프는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인정하는 기존 관례를 무시하고 파월 의장에게 지속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파월 의장이 이를 거부하자 공개적인 비판을 가하며 사임을 종용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재무장관은 연준 의장 후보 심사와 면접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베선트 장관이 차기 연준 의장 선정 과정에서 자신을 배제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전 고문이었던 스티브 배넌은 “베선트는 매우 격렬했던 (트럼프 취임) 초기 6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선거 공약을 실행할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다”며 “내각 품격뿐 아니라 글로벌 자본 시장을 신뢰할 수 있게 관리할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 외에도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등도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인 아서 래퍼 전 시카고대 교수는 “베선트는 뛰어나지만 이미 맡은 직책이 있다. 그리고 베선트는 전문 영역이 통화 정책이 아니다”라면서 “케빈 워시가 이 직책에 가장 적합하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한편 로이터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블룸버그 보도 내용은 거짓”이라며 일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