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직종으로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nterprise architect·기업 설계자)가 꼽혔다고 미 시장전문매체 마켓워치가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고 전 세계적으로 이직률이 기록적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평균 억대 연봉을 받으며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IT(정보기술) 관련 직군이 ‘가장 촉망받는 10대 일자리’를 대부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평가 웹사이트 글래스도어가 전날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50가지 직업’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IT 인프라와 시스템을 운영 및 관리하는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가 미래 성장가능성과 보수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조사됐다. 일명 ‘IT 설계자’로 불리는 이 직업의 주요 업무는 조직을 위한 IT 솔루션과 서비스를 설계하는 일이다.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의 연평균 기본급은 14만4997달러(약 1억7400만 원)이며 직업 만족도는 5.0점 만점에 4.1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준 공석은 1만4021명 수준이며, 이 직군의 90% 이상이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경우 IT 학사 학위와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석사 학위를 최소 7년에 걸쳐 취득하고, 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앱)을 설계하는 실무 훈련을 거친다.
마켓워치는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는 IT 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수년 간의 훈련 및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며 “모든 기술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직업인 만큼 학위와 자격증 취득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석사 과정에서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전문 연구 프로그램을 마치기 위해선 학기당 최대 1만1093달러(약 1300만 원)의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웹사이트나 앱을 개발하는 풀스택 엔지니어와 기업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조직에 전략을 제시하는 데이터 과학자가 2, 3위를 차지했다. 풀스택 개발자는 데이터베이스와 서버, 시스템 엔지니어링 및 고객 관련 모든 작업을 처리한다. 연평균 보수는 10만1794달러(약 1억2200만 원)이며 구인 규모는 1만1252명 수준이다. 데이터 과학자는 연평균 12만달러(약 1억4400만 원)를 받으며, 현재 1만70명 정도를 구인 중이다.
투자자문사 레이먼드 제임스의 스콧 브라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대유행은 사람들이 삶에서 일의 역할을 재평가하도록 만들었다”며 “노동자들은 더 나은 복리후생과 통근시간 단축, 일과 삶의 균형을 한층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했다. 또 임금 수준이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직장을 옮기거나 새로운 직업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급증해 구인난이 심화하고 이직률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 외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영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데브옵스 엔지니어가 4위를 차지했으며, 사업 및 영업전략을 수립하는 마케팅 매니저가,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을 구축하는 머신러닝 엔지니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기반의 서버를 구축 및 관리하는 클라우드 엔지니어, 프로젝트 팀을 관리하고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스크럼 마스터 등, 자바(프로그래밍 언어) 개발자 등이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한편 50위 안에 포함된 비(非)기술 직종 가운데 기업 HR담당자(13위)와 채용담당자(17위), HR 협력 파트너(39위) 등 인사 분야 전문가가 두각을 나타냈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정신의학 분야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정신과 의사(22위)와 심리학자(34위)도 유망 직업 리스트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