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양자컴퓨터 권위자로 꼽히는 김정상 미국 듀크대학교 교수가 양자컴퓨터의 금융시스템 위협 가능성에 대해 “창이 완성되기 전에 방패를 만들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주에서 열린 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강연에서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등의 암호 체계를 무력화하고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암호체계가 무너지면 엄청나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행인 것은 양자컴퓨터라는 창의 발전이 느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이미 7, 8년 전부터 ‘양자 내성 암호’라는 양자컴퓨터를 만들어도 깨지지 않는 암호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며 “개발이 돼도 기존 체계를 대체하는 데 15년에서 20년이 걸린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글로벌 양자컴퓨터 시장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지난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된 양자컴퓨터 기업인 아이온큐를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기존 컴퓨터 시스템과 양자컴퓨터가 공존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기존 컴퓨터가 할 수 있는 90% 외에 10%를 양자컴퓨터가 보완해 주는 식으로 갈 수 있다”며 “이 같은 하이브리드 컴퓨팅에 대한 연구와 활용 방법에 대한 고민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어떤 양자컴퓨터 기술이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이길 확률이 100%라고 말할 수 있다. 연구자는 그 정도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승자를 결정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 시장”이라며 ‘양자컴퓨터도 위닝 애플리케이션이 나오고 기술이 되는 순간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