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양자컴퓨터 권위자로 꼽히는 김정상 미국 듀크대학교 교수가 양자컴퓨터의 금융시스템 위협 가능성에 대해 “창이 완성되기 전에 방패를 만들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17일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김 교수는 경주에서 열린 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강연에서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등의 암호 체계를 무력화하고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암호체계가 무너지면 엄청나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행인 것은 양자컴퓨터라는 창의 발전이 느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이미 7, 8년 전부터 ‘양자 내성 암호’라는 양자컴퓨터를 만들어도 깨지지 않는 암호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며 “개발이 돼도 기존 체계를 대체하는 데 15년에서 20년이 걸린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글로벌 양자컴퓨터 시장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지난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된 양자컴퓨터 기업인 아이온큐를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기존 컴퓨터 시스템과 양자컴퓨터가 공존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기존 컴퓨터가 할 수 있는 90% 외에 10%를 양자컴퓨터가 보완해 주는 식으로 갈 수 있다”며 “이 같은 하이브리드 컴퓨팅에 대한 연구와 활용 방법에 대한 고민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어떤 양자컴퓨터 기술이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이길 확률이 100%라고 말할 수 있다. 연구자는 그 정도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승자를 결정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 시장”이라며 ‘양자컴퓨터도 위닝 애플리케이션이 나오고 기술이 되는 순간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