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아들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가 개인 회사 ㈜나진을 통해 최근 상장폐지된 CNH를 인수한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던 CNH는 ㈜나진을 우선매수권자로 조건부로 선정한 후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했다.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없어 ㈜나진이 인수자로 확정될 전망이다.

15일 매각 자문사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CNH 인수를 위한 입찰서 제출 마감 시각인 이날 오후 3시까지 인수 입찰서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지난 4일까지 입찰서 제출의 사전 단계인 인수 의향서를 낸 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우선매수권자인 ㈜나진의 CNH 인수가 유력해졌다.

SM그룹 로고. /SM그룹

앞서 ㈜나진은 지난달 17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CNH에 대한 공개경쟁입찰 전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입찰 방식에 따라 본입찰에서 ㈜나진보다 높은 가격이나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없으면 ㈜나진이 최종 인수자로 확정되는 구조다. ㈜나진의 CNH 인수 가격은 인수가 확정된 후 공개될 예정이다. ㈜나진은 CNH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금으로 신주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H는 프리미어모터스·CNH프리미어렌탈 등의 종속회사를 통해 수입차 판매, 렌터카 사업을 한다. 프리미어모터스는 미국 포드·링컨 자동차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CNH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1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CNH는 지난해 두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올해 4월 상장폐지가 결정된 직후 법원에 상장폐지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이 이달 1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정리매매를 거쳐 지난 14일 상장폐지됐다.

CNH를 인수하는 ㈜나진은 우 대표가 지분 100%를 가진 비상장사다. 이사회는 우 대표 1인이다. ㈜나진은 2021년 설립 후 경매 등을 통해 토지와 건물을 수차례 취득했으나, 기업 인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 대표는 기업 M&A로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우 대표와 우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비상장사 삼라마이다스는 2021년 기업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던 지코를 인수해 현 SM벡셀로 키워냈다. 자문사 관계자는 “SM그룹이 CNH의 사업 중 자동차 수입·렌탈 쪽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M그룹 측은 “회생 절차를 밟는 회사를 인수해 잘 살려내는 게 (그룹의) 사업 방법 중 하나다. CNH 인수가 확정되지 않아 향후 사업 계획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