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 모로코 정부가 대규모 조선 산업 육성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이들 신흥 국가에서 새로운 수주 기회를 찾고 있다.
11일 인도 정부는 ‘인도 해양산업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약 2500억루피(약 4조원) 규모의 해양개발기금 조성하고, 조선업과 해양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늘리는 게 이번 발표의 주요 내용이다.
인도는 대부분의 조선소가 소형 선박 제조에 주력하고 있어 대형 선박의 건조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인도 정부는 안드라프라데시, 오디샤, 타밀나두, 구자라트, 마하라슈트라 등 주요 지역에 부지를 조성해 대형 조선소, 선박 수리 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조선사들은 현지 정부, 조선업체들에게 최적의 파트너로 꼽힌다. 지난해 말에는 라마찬드란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차관이 한화오션(042660) 거제사업장, 삼성중공업(010140) 거제조선소, HD현대중공업(329180) 울산조선소를 차례로 방문하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최근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조선소(CSL)와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코친조선소는 인도 정부가 지분 67.91%를 보유한 곳이다. 이번 협약의 목표는 해외 시장에서 선박을 공동으로 수주하는 것이다. 국내 조선업의 기술력과 인도의 제조업 인프라가 더해지면 선박 건조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도 인도 정부와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올해 초에는 한화오션 관계자들이 현지 힌두스탄 조선소를 직접 방문했다. 조선소를 찾아 선박 건조 능력을 확인하고, 협업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에서 신규 수주 기회를 엿보는 업체도 있다. 모로코 정부는 주요 도시인 카사블랑카의 약 21만제곱미터(㎡) 부지에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지을 계획이다. 총투자비는 3억달러(약 4100억원)로 추산된다. 낙찰 기업에게는 30년 동안 조선소를 운영할 권한을 제공한다.
입찰 경쟁에는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프랑스의 나발 그룹, 스페인 국영 기업인 나반티아 등과 경쟁하고 있다. 향후 모로코 정부가 해군력 강화를 위해 국내 조선사에 잠수함을 발주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