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073240)가 광주 공장 화재로 인한 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공장 운영을 둘러싸고 노동조합(노조)과의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분기 이후부터는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수익성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1·2공장은 지난 5월 17일 2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가동이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불은 나흘 만에 꺼졌지만 건물 붕괴 가능성 때문에 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 및 철거가 지연되면서 구체적인 수습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장 감식은 이르면 이달 말쯤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가동 중단으로 회사는 대규모 생산 차질을 빚게 됐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평택, 곡성 등 국내 공장 세 곳 중 가장 규모가 큰 시설로 하루 평균 타이어 3만3000본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600만본으로 국내 공장 생산 능력의 약 60%를 차지한다.
올해 역대 최대인 5조원대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에는 빨간불이 커졌다. 회사의 연간 매출액 피해 규모는 지난해 매출액(4조5381억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9000억원으로 추정됐다. 글로벌 생산 능력을 지난해보다 약 5.9% 많은 6500만본으로 확대하려던 계획도 조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광주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의 강제 휴업이 길어지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사측은 이달 중 화재 수습 로드맵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노조는 국내 공장이 축소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국내 이전을 주장하고 있다.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는 피해를 면한 1공장이라도 임시 가동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노조는 집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최대 주주 더블스타에 광주 공장을 전남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국내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를 350만본 수준으로 축소하고, 해외 공장(유럽 신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도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타이어 관세가 대폭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내 신차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50만본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 중이지만, 현지 판매량의 20% 수준이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금호타이어를 비롯한 국내 타이어 3사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 안팎이다. 지난해 국내 타이어 회사의 대미 수출액은 8억6616만달러(약 1조2000억원)로 전체 타이어 수출액(34억1693만달러, 약 4조7000억원)의 25.3%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