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로보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자율주행 무인 택시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후발 주자인 한국도 더디지만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테슬라는 오스틴에서 로보 택시 시범 운행이 성공하면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수백만대가 미국 전역을 운행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테슬라가 뛰어들면서 미국 로보 택시 시장은 구글 웨이모, 아마존 죽스, 테슬라 3사가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2023년 로보 택시 상용화에 가장 먼저 성공한 웨이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요 도시에서 차량 1500대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 로보 택시를 시범 운행 중인 죽스는 19일 로보 택시 전용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올해 말 상용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중국 일부 도시에서는 로보 택시 서비스가 일상화됐다. 바이두의 로보 택시 서비스 ‘로보콰이파오’(蘿卜快跑·영문명 아폴로 고)는 베이징·광저우·우한 등 중국 내 10여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다. 위라이드, 포니AI 등도 로보 택시 수백 대를 운행 중이다.
한국은 아직 제한적인 시범 운행만 허용하는 단계로 차종, 조건, 지역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 완전 자율주행차(레벨4)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제시한 상태다. 자율주행은 기술 수준에 따라 0~5단계로 구분되는데, 현재 대부분의 완성차는 부분 자동화에 해당하는 2~2.5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시범 운행을 시작한 심야 자율 주행 택시 안정성 검증을 마치고 이달 16일부터 운행 지역을 강남 전역으로 확대했다. 다만 운행 시간, 차량 대수 등 제약은 여전히 많다. 또 차량에는 운전자가 동승하고 이면 도로, 어린이 보호 구역 등에서는 운전자가 운전해야 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서울 상암동에서 국내 최초로 완전 무인 자율 주행 시범 운행이 개시된다. 최고 시속 100㎞의 고속 자율 주행, 장거리 자율 주행 실증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고속도로가 자율차 시범 운행 지구로 지정될 예정이다. 고속도로는 일반 도로와 달리 보행자, 신호등이 없고 구간별 운행 여건이 유사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무인 버스 시범 운행을 촉진하는 지역도 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7~12월 일부 노선을 달리는 자율주행 버스 ‘탐라자율차’를 시범 운행했고, 서비스 개선 과정을 거쳐 이달부터 도로에 다시 투입했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광역 자율주행 버스 노선을 구축했고, 2027년에는 무인 버스 상용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한동안 운행이 중단된 광화문 청계천 일대 무인 버스도 다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 현대차그룹 포티투닷이 사업자로 선정돼 버스를 운영해 왔지만 제한된 운행 구역, 수익성 악화 등으로 지난해 말 사업을 중단했다. 현재 신규 사업자를 모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