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7인승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Sport Utility Vehicle) 뉴 디스커버리는 거친 산길에 어울릴 법한 외모와 달리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이 돋보였다. 7인승답게 실내 공간은 넉넉했고,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디스커버리는 레인지로버, 디펜더와 함께 랜드로버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디스커버리는 1989년 최상위 라인 레인지로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1세대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약 30년 동안 5세대에 걸쳐 출시됐다. 시승차는 뉴 디스커버리 2024년형 P360 Dynamic HSE 트림이었다.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권유정 기자

외관은 레인지로버와 디펜더가 조화를 이룬 모습이다. 전면부는 촘촘한 그릴과 길게 뻗은 로고 덕에 날렵한 인상이지만, 전반적인 라인은 굵고 각진 오프로더 느낌이 강하다. 네모반듯하게 떨어지고, 왼쪽으로 살짝 치우친 번호판이 있는 후면부는 나름의 개성이 있다.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권유정 기자

강한 외모와 달리 내부는 우아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랜드로버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이 현대적인 느낌을 더한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위치한 11.4인치 터치 스크린, 토글(작고 뭉툭한 모양) 방식 기어는 직관적이고 조작이 간편했다.

높은 차체 덕에 1열뿐 아니라 2, 3열에 탑승했을 때도 전방 시야가 탁 트여 있는 개방감이 있다. 다만 탑승자가 없고 큰 짐이 없는 상태에서도 솟아 있는 3열 시트 때문에 룸미러 후방 시야가 일부 가려졌다. 시트 위치에 맞춰 도어 위쪽에 배치한 창문 버튼도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권유정 기자

적재 공간은 2391리터(L)로 넉넉하다. 2·3열 시트까지 완전히 접으면 차박(차+숙박) 등 레저 활동도 부족함이 없을 크기다. 글러브 박스(동승석 앞에 있는 서랍), 센터콘솔(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 하단 박스 등 수납 공간은 휴대폰, 지갑 등 소지품과 음료수 등을 보관할 때 유용하게 쓰였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주행 내내 진동이나 소음이 거의 없고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편안한 승차감을 느꼈다. 시속 120㎞ 이상으로 달릴 때도 큰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뻗어 나가지만, 살짝 거슬리는 수준의 풍절음(창밖 바람 소리)이 유입됐다.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권유정 기자

기본으로 탑재된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이 주행 중 충격을 줄여 부드러운 승차감을 주고, 코너를 돌 때는 민첩성을 더한다는 게 랜드로버 측 설명이다. 에어 서스펜션은 다양한 지형 등 주행 환경에 맞춰 차체 높낮이를 조절해 주는 기능이다. 뉴 디스커버리는 차체를 최대 75㎜까지 올리고, 60㎜까지 낮출 수 있다.

무게는 2.6톤(t)이 넘지만, 경사가 심한 언덕을 오를 때도 뒤로 밀리지 않았고 내려갈 때는 자동으로 속도를 유지하며 안정성을 더했다. 좁은 골목길을 통과하거나 주차할 때는 3D 서라운드 카메라가 마치 보닛(엔진 덮개)을 투과해 보는 것 같은 화면을 스크린에 띄워준다.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권유정 기자

뉴 디스커버리는 최고 출력 360마력, 최대 토크 51kg·m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6.5초다. 최고 시속은 209㎞로 제한된다. 복합 공인 연비는 L당 7.5㎞(도심 6.8㎞, 고속도로 8.5㎞)다.

트림별로 차이가 있지만 차량 가격은 약 1억원에 형성돼 있다. P300 S 9420만원, D250 S 9950만원, D300 Dynamic HSE 1억1990만원, P360 Dynamic HSE 1억2760만원이다. 모두 2024년형 출시 당시 기준으로 2025년형은 100만~200만원가량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