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길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세탁·수선 스타트업 ‘민트멤버스’ 장고든 대표는 창업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스포츠·프리미엄 브랜드를 오래 수집해 온 그는 고가 의류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선·관리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에 늘 아쉬움을 느꼈다.
장 대표는 “가격도 비싸고, 브랜드 정체성도 강한 옷인데 아무 데나 맡기기가 어렵지 않느냐”며 “책임 있게 브랜드 기준에 맞춰 관리해 주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민을 시작으로 장 대표는 2022년 2월 민트멤버스를 설립했다. 고가 제품을 위한 세탁 서비스를 시작했다. 순항하던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경기 둔화와 명품 소비 위축으로 확장성에 한계를 느꼈다.
전환점은 뜻밖의 제안에서 찾아왔다. 민트멤버스에게 AS(세탁·수선) 외주를 주던 한 스포츠 브랜드에서 “CS(고객서비스)업무를 한동안 대신 맡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장 대표는 이때 CS·AS 운영 대행이라는 사업 기회를 새롭게 포착했다. 이후 패션·스포츠 브랜드 기업을 위한 소비자 문의부터 수선 접수, 수선 등을 전 과정을 기업 대신 처리해 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 대표는 “패션 브랜드 입장에선 매장·배송·상품기획 외 업무는 부담스럽고 전문 인력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CS·AS 업무를 한꺼번에 대신 맡아주는 외부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트멤버스 고객사는 현재 약 30곳에 달한다. 이 중에는 대중에게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도 포함돼 있다. 이들을 대신해 월평균 500~900건의 수선 작업을 맡는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업무 통합 대시보드’로 고객 요청·작업 현황·비용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도 있다. 고객 응대에서 가장 민감한 유무상 판단, 불만 대응까지 대행하며 의류회사 내 팀처럼 긴밀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장 대표는 “단순한 세탁·수선 서비스를 넘어 브랜드의 운영 철학과 고객 경험을 유지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패션 산업에서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경험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만큼, 백오피스를 외주화하더라도 브랜드 기준을 유지할 수 있는 설루션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트멤버스는 스포츠와 패션 브랜드 회사의 CS·AS를 대행 외에 자체 개발한 ‘업무 통합 대시보드’를 추가 사업 모델로 낙점했다. 대시보드를 고도화해 다른 산업군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시드·프리A 포함 약 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 목표 매출을 8억원으로 잡았으나 대시보드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추가 투자 유치는 물론 매출 성장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중고 가구 업계나 아파트 출장 수리 등 세탁·수선처럼 다른 아날로그 산업군에서 저희 대시보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금만 수정하면 대시보드를 아파트 수리 출장이나 중고 가구 수리 등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며 “업무 과정과 시스템, 현황 등을 보여줄 수 있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