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이 인공지능(AI)을 만드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품과 서비스에 AI를 잘 녹여내서 농민들이 보다 많은 소득을 얻는 것입니다. 이동과 작업, 재배 3대 분야에 AI를 적용해 전환점에 있는 한국 농업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습니다.”
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는 17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대동이 AI를 개발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동에이아이랩은 농업 기업 대동(000490)이 2024년 5월 설립한 후 연간 30억~4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입해 키운 AI 로봇 소프트웨어 전문 자회사다. 이날 간담회는 1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개발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 대표는 특히 “손쉽고 스마트한 농업을 만들겠다”며 “자율 주행과 농작업, 재배 3가지 축을 중심으로 AI를 발전시켜 스마트 농기계, 농업 로봇, 정밀농업, 스마트팜 등 그룹 전반의 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동은 우선 이동 AI를 개발해 농기계와 로봇이 스스로 경로를 판단하고 최적의 작업을 수행하도록 지원한다. 최 대표는 “트랙터용 AI는 자동차 등 다른 분야와 다른 고유의 특징이 있다”며, “농업 환경에 맞게 느리더라도 더 정밀하고, 오차 범위도 7cm 이하인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농경지에 사용되는 농기계도 “비전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논밭의 경계 인식이나 장애물 대응에 능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대동은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과수원과 밭 사진 약 50만장, 주행 영상 약 300만건을 수집해 국내 최대 규모의 농업 데이터를 확보했다.
대동에이아이랩은 2026년 상반기 출시되는 자율주행 4단계의 플래그십 트랙터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RT-100 등 그룹사 제품에 AI 기반의 알고리즘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머신러닝 운영 자동화 체계(MLOps)를 구축해 고객의 운영 데이터를 학습에 지속적으로 반영해 성능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또 “‘농업 대부분이 수작업에 의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작업 AI’ 기술을 통해 고된 수작업을 자동화하고 농업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작업 AI는 경운, 파종, 시비, 방제, 수확 등 다양한 농작업을 농기계와 로봇이 대행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이다.
우선 트랙터의 대표 작업인 경운에 초점을 맞춰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토양 상태를 분석하고, 작업 품질을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자율작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해당 모델은 기존 자율작업 대비 최대 30%의 작업 시간 단축과 15% 연비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25 CES에서 공개한 모방학습(Imitation Learning) 기반 다기능 로봇을 고도화해 딸기와 토마토 재배를 도울 수 있는 피지컬 AI 개발에도 나섰다. 다만, 그는 “아직은 피지컬 현상을 녹음하거나 기록한 데이터가 부족해 현장 적용은 어렵다”면서 “로봇 암이나 핸드를 학습시키기 위해 다양한 작물의 원격 조작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기후변화 시기에 농업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 농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배 AI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대동은 이를 위해 위성, 드론, 스마트 농기계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물 생육을 예측하고, 맞춤형 재배 전략을 제공한다. 특히, 대동에이아이랩은 딸기 재배에 필요한 AI를 우선 개발한 후 다양한 작물로 활용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취재진이 ‘농업 전환기에 필요한 정부 정책’에 대해 질문하자, 나영중 대동 전무는 “농업의 영역에서 작물이나 작업 데이터를 정부를 통해 모을 수 있다면 농업 AI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민간의 영역에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