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009450)이 보일러와 온수매트를 넘어 실내 공기질 관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환기 청정과 제습 기능을 묶은 ‘제습 환기청정기’ 출시로 가정·기업 고객을 겨냥한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이 나비엔 제습 환기청정기를 소개하고 있다./경동나비엔 제공

경동나비엔은 17일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제습 환기청정기’를 출시하고 실내 공기질 관리 사업 확대한다고 밝혔다.

제습 환기청정기는 외부 공기가 실내로 들어올 때 초미세먼지를 걸러주고, 실내 공기 유해 물질을 배출한다. 실내 습도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창문을 열지 않고 공기질과 습도를 관리할 수 있다.

냉매를 활용해 공기 중 습기를 수증기로 응결시킨 뒤 고분자 제습 소재가 쓰인 회전판으로 남은 습기를 흡수하는 두 가지 방식을 적용했다.

경동나비엔은 “기존 제습기는 실내 공기를 덥게 만들고, 에어컨은 실내 온도를 낮추는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제품은 온도 변화 없이 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며 “하루 최대 28리터까지 제습할 수 있고 물통을 비울 필요 없는 자동 배수 시스템도 갖췄다”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보일러와 온수기 등 모태 사업을 바탕으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2021년 연결 기준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2022년 매출 1조1609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 1조3539억원으로 16.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6억원, 순이익은 1243억원으로 모두 2배 이상 늘었다. 북미 시장에서 온수기 제품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

보일러와 온수기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성장에 힘입어 실내 공기질 관리 사업에 대한 투자에 눈을 돌렸다. 보일러와 온수기, 수면매트 등으로 가정용 생활가전 시장을 다진 만큼, 시장 규모가 큰 실내 공기질 관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환경부는 국내 실내 공기질 관련 시장 규모를 약 5조원으로 추산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는 세계적으로 실내 공기질 관리 시장이 2026년까지 약 17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동나비엔 측은 “2006년 처음 환기 시장에 진출한 뒤 2021년 공기질 사업을 키우기 위한 환기청정기도 출시했다”며 “보일러와 온수매트, 주방기기, 숙면매트 등과 연결성을 확대해 ‘제습 환기청정기’를 플랫폼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제습 환기청정기는 기업과 개인 소비자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재건축 주택조합과 설계사무소 등에서도 이번 제품을 설계에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은 약 290만원으로 개인 소비자에게는 부담될 수 있지만 월 5만원대인 구독 상품도 준비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아직 개인 소비자층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고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면서도 “습하고 더운 동남아시아에서 환영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현지 연구기관 및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시장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