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스마트폰 공급망관리의 세계 최고 기업이라면, 넥스트팬지아는 화장품 분야 글로벌 공급망관리 1등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임동훈 넥스트팬지아 대표의 포부다. 넥스트팬지아는 화장품 브랜드의 원료 개발, 생산, 물류 등을 서비스하는 화장품 분야 서비스형 제조 모델(Manufacturing as a Service·MaaS) 스타트업이다. 쉽게 말해 해외 화장품 브랜드와 국내 화장품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기업을 연결해 제품을 생산하는 비즈니스를 한다. 이를 통해 국내 화장품 OEM 기업은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넥스트팬지아는 기능성 피트니스 코스메틱 브랜드 ‘슈퍼뉴바’도 출시할 예정이다. 안성 홍삼을 원료로 사용한 항산화 효과를 지닌 선크림, 마사지크림 등이다.

임동훈 넥스트팬지아 대표

넥스트팬지아는 로레알, 세포라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와 국내 스타트업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했던 임 대표가 2021년 창업했다. 임 대표는 대학에서 국제물류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임 대표는 “해외 화장품 브랜드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 화장품 OEM 기업을 찾는 걸 어려워하고, 국내 화장품 OEM 기업은 해외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기회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더욱이 최근 K뷰티 등으로 한국 화장품 OEM 기업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화장품 OEM 기업의 해외 진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임 대표는 넥스트팬지아의 강점으로 화장품 브랜드를 위한 제품 개발, 원·부자재 소싱을 포함한 최적의 생산 설계, 품질관리, 물류 등 원스톱 서비스로 꼽았다. 그는 “한국의 화장품 OEM 기업이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구조이지만, 원료, 용기 등은 중국, 동남아 등 전 세계에서 소싱한다”며 “이를 통해 브랜드가 원하는 공급가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OEM 기업에서 모든 것을 제조하면 단가가 너무 올라간다”며 “마스크팩, 토너 등 화장품 종류별로 전 세계 원자재, 공장 등의 데이터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빠른 제조 일정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브랜드사가 제조 공장에 생산을 요청하면 샘플이 보통 나오는데 3개월이 걸리고 이후 생산가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견적서를 받을 수 있다”며 “넥스트팬지아는 사전 견적시스템을 구축해 브랜드사의 생산 요청 1주일 내에 견적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브랜드사는 빠르게 생산을 결정하고, OEM 기업은 물량을 빠르게 확보해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화장품 제조 매칭 플랫폼 ‘코스바이저’

넥스트팬지아는 지난해 매출 1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중 수출이 11억원이다. 현재 미국, 유럽 등에 진출했다. 미국 드럭스토어 1위 ‘월그린스’에 약 5억원 규모의 PB 마스크팩 20종을 공급했고, 한국의 다이소와 같은 북유럽 유통체인 ‘노말’에 약 10억원 규모의 마스크팩, 스킨케어 등 PB 화장품 시리즈를 납품했다.

임 대표는 “하루아침에 해외 시장에 화장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며 “2021년 창업 이후부터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2000만원 등 작은 규모부터 시작해 능력을 인정받아 물량을 늘려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넥스트팬지아는 올해 매출 3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중 수출은 3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임 대표는 “현재 독일 시장 등 화장품 공급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미국과 유럽 사업을 더욱 강화해 매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했다.

임 대표는 사스(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 화장품 제조 매칭 플랫폼 ‘코스바이저’를 선보였다. 기존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온라인 플랫폼화한다는 전략이다. 코스바이저에는 현재 국내 화장품 OEM 기업과 해외 브랜드사들이 들어와 있다. 임 대표는 “올해 최소 기능 제품 테스트(MVP) 형태의 검증 단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중국, 동남아 공장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OEM 공장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