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뉴스1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드라마·웹툰을 비롯해 음악 산업으로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는 진입 장벽이 높지만 시장에 안착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브는 “오는 9∼10월쯤 출범을 목표로 인도 시장 조사와 법인 설립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방시혁 의장 계획에 따라 추진된 인도 법인 설립은 14억 인구 시장에 K팝 성공 방식을 수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방 의장은 “K팝 사업모델을 다른 음악 장르에 적용하고 수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가운데 인도 시장을 적극 두드리는 곳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다. 카카오엔터는 2020년 약 59억원에 영화·드라마 제작사 ‘크로스픽쳐스’를 인수하며 인도 시장 진출을 가시화했다.

2003년 설립된 크로스픽쳐스는 2015년 인도에 법인을 세우고 인도에서 영화 제작을 시작한 곳이다. 2019년에는 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의 인도 리메이크 작품인 ‘오! 베이비’(Oh! Baby)로 인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카카오엔터는 크로스픽쳐스의 인도 웹툰 플랫폼 ‘크로스코믹스’로 웹툰 시장도 공략했다. 2023년 크로스코믹스를 정리했으나 영어 웹툰 플랫폼 ‘타파스’로 여전히 인도에서 웹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타파스는 하루 거래액이 2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웹툰은 각종 플랫폼 매체에서 연재되는 디지털 만화로, 해외에서도 디지털 만화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일러스트=Gemini

국내 엔터사들이 인도 시장에 도전장을 내는 까닭은 거대한 시장 규모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월 발표한 ‘인도 미디어·엔터테인먼트(M&E) 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인도 미디어와 엔터 산업은 지난해 약 43조원에서 올해 4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 미디어 산업이 15조원, 출판물 4조5000억원, 음악이 1조원 등으로 추산된다.

걸림돌은 높은 진입 장벽이다. 문화적 다양성과 언어, 지역별 특성 차이가 심한 편이다. 인구가 14억명이 넘고 공용 언어만 20여개에 달한다. 문화권도 10개 이상으로 나뉘어 있다. 복잡한 문화와 언어, 지역적 특성이라는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 엔터사 관계자는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지역마다 언어나 성향이 다르고 미디어 콘텐츠를 보급할 전국 단일 유통망도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나 정치 관련 표현에도 민감해 지역 단체 등의 항의도 많아 인도 시장 진출 전 고려해야 할 내용이 많다”며 “현지 법인을 통해 지역 파트너십과 검열 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